

최수영의 과실비율 구조보기 지하주차장 교차로 사고… 법원 “5:5 책임”
■ 사건의 개요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나2319 판결
이 사건은 아파트 지하주차장 교차로에서 발생한 차량 충돌사고에서 선진입차량과 후행진입차량의 과실비율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가 문제된 사건이다.
2025년 8월 18일 아침 인천 서구 소재 아파트 지하주차장 교차로에서 피고차량이 교차로에 진입하던 중, 앞서 좌측에서 우측으로 주행하던 원고차량의 좌측 부분을 전면 범퍼 부분으로 충격했다.
원고 보험사는 이 사고로 자기부담금 50만원을 공제한 수리비 317만381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 이후 보험자대위에 따라 피고차량 보험자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했다.
1심은 원고차량과 피고차량의 과실비율을 각각 50%로 판단해 원고 청구 가운데 158만6905원을 인정했다. 원고는 선진입차량인 만큼 과실을 이보다 낮게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항소했다.
■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차량과 피고차량의 과실비율을 각각 50%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먼저 도로교통법 제26조 제1항을 판단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 규정은 교통정리를 하고 있지 않은 교차로에 들어가려는 차량은 이미 교차로에 들어가 있는 다른 차량이 있을 때 그 차량에 진로를 양보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선진입차량인 원고차량에도 별도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원고차량 역시 교차로에 진입하기 전에 좌우를 살펴야 했는데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비교적 빠른 속도로 교차로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법원은 이러한 원고차량의 운전 역시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기에 사고의 경위와 사고 발생 장소 및 시간, 양 차량의 충돌 부위와 파손 정도 등을 함께 고려했다. 그리고 이 사고는 원고차량과 피고차량 각 운전자의 과실이 경합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면서 최종적으로 양 차량의 과실비율을 각각 50%로 정했다.
■ 판결이유에 대한 의문점
이 판결에서 한 번쯤 짚어볼 대목은 선진입차량의 통행우선권을 인정하면서도 왜 최종 과실비율은 50대 50이 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도로교통법 제26조 제1항이 이미 교차로에 들어가 있는 차량에 대해 뒤이어 진입하는 차량이 진로를 양보하도록 한 것은 단순히 두 차량의 진입 순서를 정하기 위한 규정은 아니다. 이미 교차로에 진입해 주행하고 있는 차량과 이제 교차로에 들어가려는 차량 사이에서 누구에게 먼저 통행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할 것인지를 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물어야 할 질문도 보다 구체적으로 바뀐다. 원고차량의 어떤 잘못이 선진입에 따른 과실 격차를 줄여 결국 50대 50까지 만들었는가.
판결문에서 지적한 원고차량의 잘못은 크게 두 가지다. 교차로에 들어가기 전에 좌우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과 비교적 빠른 속도로 교차로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좌우 확인 소홀과 ‘비교적 빠른 속도’라는 두 사정이 그 정도로 과실비율을 변화시킬 만큼 무거운 사정이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판결문에는 원고차량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속도로 교차로에 진입했는지가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다. 교차로 구조가 어떠했는지, 양쪽에서 접근하는 차량의 시야가 어느 정도 확보되었는지, 두 차량이 서로를 어느 지점에서 발견할 수 있었는지, 감속하거나 제동했다면 충돌을 피할 수 있었는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도 확인하기 어렵다.
법원은 사고 경위와 발생 장소 및 시간, 충돌 부위와 파손 정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사정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원고차량의 과실을 50%까지 높이는 판단으로 연결되었는지는 판결 이유만으로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 판결의 의미와 시사점
교차로 사고의 과실비율은 단순히 선진입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각 차량의 진입속도와 좌우 확인 여부, 교차로의 구조와 시야, 상대 차량을 발견하고 사고를 피할 수 있었는지 등을 함께 살펴 정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들어갔는가뿐만 아니라, 각 운전자의 운전행위가 실제 사고 발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최수영
법무법인 정윤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