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들이 고령화에 따른 연금 지급기간 장기화에 대응해 재보험을 통한 위험 분산에 나서고 있다. 가입 당시 예상보다 오래 생존하는 가입자가 늘면서 추가 연금 지급 부담이 커지자, 국내외 보험사들이 재보험 계약으로 이러한 장수위험을 나눠 관리하고 있다.
■ 핵심 내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회원국 평균 20~64세 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5년 33명에서 2050년 52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고령화와 수명 연장이 계속되면서 장기간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사들의 위험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연금 상품은 가입자가 예상보다 오래 생존하면 추가 지급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험사는 재보험 계약에서 정한 범위에 따라 장수위험을 나눠 장기 지급액의 불확실성과 관련 자본 부담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 해외 보험사, 연금 인수사업 성장에 맞춰 위험 분산
장수위험이란 기대 수명이 길어져 예상보다 연금 등 노후자금을 더 오래 지급하거나 사용해야 하는 위험을 뜻한다. 스위스리는 지난 3월 미국 연금·퇴직서비스 사업자인 아테네(Athene)와 20억 달러 규모의 연금부채를 대상으로 장수위험 재보험 거래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스위스리가 미국 은퇴자를 대상으로 체결한 첫 장수위험 재보험 거래로, 아테네는 일상적인 위험관리의 일환으로 참여했다.
네덜란드에서는 확정급여형(DB) 중심의 퇴직연금을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하는 제도 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연금기금이 보험사에 연금 재원과 지급책임을 이전하는 방식을 선택하면서, 이를 인수하는 보험사의 장수위험 관리와 자본 확보도 중요해지고 있다. 같은 달 네덜란드 아흐메아 연금·생명보험은 뮌헨리와 퍼시픽라이프리에 총 80억 유로 규모의 연금부채에 대한 장수위험을 이전했으며, 두 재보험사는 각각 약 40억 유로 규모의 연금부채 위험을 나눠 인수했다.
■ 국내 고령인구 21.6%… 글로벌 재보험사 등 출재협약
국내에서도 고령화와 수명 연장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1.6%로 지난해 20.3%보다 1.3%포인트(p) 높아졌다. 고령인구 비중은 2036년 30%, 2050년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2024년 생명표상 60세 기대여명도 남성 23.7년, 여성 28.4년으로 전년보다 각각 0.3년, 0.2년 늘었다.
노후생활이 길어지면서 보험사는 연금의 장기 지급위험과 치매·간병 등 노년기 질병·돌봄과 관련한 보험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23년 도입된 신지급여력제도(K-ICS)는 장수·해지·대재해 등의 위험을 요구자본 산출에 반영하고 있다.
국내 생보사들은 전통형 재보험으로 보험계약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나누고, 공동재보험으로 금리위험을 이전하고 있다. 연금보험의 장수위험도 전통형 재보험을 통한 위험 분산 대상에 포함돼 있다. 한화생명은 ‘2025년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기준 코리안리·RGA·뮌헨리 등 12개 글로벌 재보험사와 출재협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공시했고, 교보생명도 ‘2025년 정기경영공시’에서 7개 재보험사와 총 39개 재보험계약을 체결해 보험위험을 분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보험리스크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보니 사망, 연금 등 다양한 리스크에 있어 재보험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있다”며 “보험위험 외에 금리 등의 금융위험까지 이전하는 공동재보험도 운영하며 리스크를 완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