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무더위 속에서 보도나 횡단보도 앞에 설치된 ‘그늘막’이 시민들의 더위를 식혀주는 생활밀착형 폭염 저감시설로 자리 잡았다. 행정안전부가 2019년 처음 전수조사를 시작한 이후, 전국 그늘막은 5,662개에서 올해 8월 현재 39,514개로 7배 가까이 증가하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그늘막의 시작은 2006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방방재청(현 행정안전부)이 폭염종합대책의 일환으로 개별 주택에 검정색 차양막 999개를 지원하면서 공식 문서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2015년 6월 서울 서초구가 보행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서리풀 원두막’이라는 파라솔 형태 접이식 그늘막을 설치하면서 도심 보행자용 그늘막이 첫선을 보였고, 이는 2023년 정부혁신 최초·최고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도입 초기에는 법적 지위와 설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으나, 2017년 국토교통부가 그늘막을 ‘도로 부속 시설물’로 인정하고, 이어 2019년 행정안전부가 「폭염대비 그늘막 설치·관리 지침」을 제정하면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이후 지방정부들은 지역 특색을 살린 다양한 그늘막을 선보였다. 서울 광진구는 기온과 바람을 감지해 자동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그늘막’을 도입했고, 부산 북구는 물안개 분사장치(쿨링포그)를 결합해 시원함을 더했다.
충남 천안시에서는 어린이 보호구역 횡단보도 앞에 노란색 대기선을 표시한 ‘옐로우카펫’과 연계한 노란 그늘막과 고령자를 위한 원형의자 겸용 그늘막을 설치했다. 일부 그늘막은 겨울철 크리스마스트리나 꽃 화분 등으로도 활용되며 다목적 시설로 진화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런 생활밀착형 시설 확대를 위해 매년 폭염 대책비(재난안전특별교부세)를 지원해왔다.
2019년 35억 원이었던 지원액은 2025년 5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고, 올해는 300억 원이 투입됐다. 특히 기온·바람을 자동 감지하는 스마트 그늘막은 2020년 770개에서 올해 9,163개로 대폭 늘며 첨단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올여름은 1904년 기상 관측 이래 122년 만의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등 유례없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