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천식 환자가 증상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을 위험이 5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세계 알레르기 주간을 맞아 국내 중증천식 환자 70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중증천식은 중등도에서 고용량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고 악화가 잦은 천식을 말한다. 전체 천식 환자의 5~10%를 차지하지만 의료비 부담이 크고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한국 중증천식 등록사업에 등록된 성인 천식 환자 701명(중증천식 592명, 비중증 천식 109명)을 대상으로 건강 관련 삶의 질을 평가했다. 삶의 질은 이동성, 자기관리, 일상생활 수행능력, 통증·불편감, 불안·우울 등 5개 영역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EQ-5D 지표를 사용했다.
분석 결과, 중증천식 환자의 삶의 질 점수는 평균 0.83으로 비중증 천식 환자(0.87)보다 낮았다. 특히 같은 중증천식 환자라도 증상 조절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증상이 조절된 환자의 삶의 질 점수는 0.85인 반면, 조절되지 않은 환자는 0.75로 약 12% 낮았다.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중증천식 환자는 삶의 질 전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며, 특히 일상생활 수행 능력에서 제한을 받을 위험이 조절군보다 5.08배 높았다. 일상생활에는 직장 생활, 공부, 가사, 여가 활동 등이 포함된다.
연구를 주도한 한양대병원 김상헌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증천식 환자에서 단순한 폐기능 평가를 넘어 증상 조절 수준과 일상생활 기능을 함께 고려한 포괄적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천식 조절 상태가 삶의 질과 직결되는 핵심 요인으로 확인된 만큼, 임상 현장에서 증상 조절 수준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에서는 천식 조절 상태를 평가하는 간편한 도구인 천식 조절 검사 점수가 삶의 질을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 저하와 관련된 주요 요인으로는 천식 증상 조절 불량, 폐기능 감소, 최근 응급약 사용 증가, 체질량지수 증가 등이 확인됐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이번 연구는 중증천식 환자에서 증상 조절이 단순한 치료 지표를 넘어 삶의 질과 직결된 핵심 요소임을 확인한 중요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도 국가 차원의 장기 등록사업을 통해 환자 중심의 중증천식 관리 정책을 강화하겠다"며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증상 조절에 적극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는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강노을, 이병재 교수 주도로 유럽호흡기학회 학술지 ERJ Open Research 2025년 12월호에 게재됐다.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의 학술연구용역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전국 38개 병원에서 949명의 중증천식 환자가 등록된 한국 중증천식 등록사업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중증천식 환자의 증상 조절을 위해서는 꾸준한 약물치료와 함께 호흡기 감염, 흡연 등 악화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청은 앞으로도 장기 등록사업을 통해 중증천식 환자의 임상 정보와 인체 자원을 분석해 치료 기술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