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를 의약품 분야의 공식 참조규제기관으로 인정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이미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멕시코에서 간소화된 허가 절차를 적용받게 되어, 현지 시장 진출이 훨씬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멕시코 연방보건안전보호위원회(COFEPRIS)가 이 같은 인정을 공식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멕시코는 지난해 7월 관련 규정을 제정해, WHO(세계보건기구) 우수규제기관 목록(WLA)에 포함된 기관이나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의 설립·상임 회원 규제기관의 결정을 신뢰하는 신속 허가 제도를 도입했다. 한국 식약처는 지난해 8월 WLA에 의약품·백신 분야의 모든 기능을 등재한 바 있다.
이번 조치로 식약처가 허가한 의약품은 멕시코에서 '축약 규제 경로'를 통해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이 경로를 적용받으면 제출된 품질·안전성·유효성 심사 자료에 대한 기술 검토가 대폭 간소화되며, 최대 45영업일 이내에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또한 멕시코 규제 당국은 식약처가 이미 수행한 평가 결과를 추가적인 기술평가나 자료 요구 없이 그대로 인정하고, 제출 자료의 완전성 여부만 중점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아울러 멕시코는 WLA 중 '규제실사 기능'을 보유한 규제기관이 발급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적합판정서를 인정한다. 따라서 국내 제약업체는 식약처가 발급한 GMP 적합판정서를 멕시코 COFEPRIS에 제출하면 추가 심사 없이 인정받을 수 있어, 현지 공장 설비나 별도 인증 절차에 드는 부담을 덜게 됐다.
멕시코는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 제약 시장 규모 2위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다. 또한 중남미 지역 진출의 전략적 거점으로 꼽히는 국가여서, 이번 참조규제기관 인정은 국내 제약업계의 수출 경쟁력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은 멕시코에서 의약품 허가를 받기 위해 까다로운 현지 심사를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는 식약처 허가만 있으면 절차가 크게 간소화된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이번 멕시코의 인정은 우리 규제 체계의 우수성과 국제적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규제 협력을 강화해 우수한 국산 의료 제품이 해외 시장에 더 신속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도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이 멕시코 진출 시 허가 절차에서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이번 조치로 신속한 허가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식약처의 국제적 규제 신뢰 확보 노력이 결실을 맺은 만큼,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시장 진출이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고로 멕시코 보건부가 지난해 7월 고시한 관련 규정을 보면, 축약 규제 경로의 적용 대상은 완제의약품(신약·제네릭·바이오의약품·백신)이며, 참조규제기관의 기준은 ICH 설립 또는 상임 회원 규제기관, 그리고 WLA에 '품목허가 기능'을 포함해 등재된 기관이다. 또한 GMP 적합판정서 인정 규정(지난해 3월 고시)에 따르면,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회원국 규제기관, 성숙도 4등급 WLA 등재 기관(규제실사 기능 필수), 그리고 미국·캐나다·브라질 등 지역 참조 규제기관이 발급한 서류를 인정하도록 명시돼 있다.
식약처는 2023년 10월 WLA에 최초 등재된 이후 지난해 8월 전 기능 등재를 완료하며 국제적 규제 신뢰도를 높여왔다. 앞으로도 각국 규제 당국과의 협력을 확대해 국산 의료 제품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