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영의 과실비율 구조보기 시야 가린 삼거리 과속 우회전… 법원 “85% 책임”

최수영의 과실비율 구조보기 시야 가린 삼거리 과속 우회전… 법원 “85% 책임”
■ 사건의 개요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나531 판결
본 사고는 2024년 2월 29일 오후 3시 20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의 이면도로 ‘ㅓ형’ 삼거리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원고 차량은 교차로 아래쪽에서 위쪽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었고, 피고 차량은 교차로 왼쪽 도로에서 교차로를 통과해 우회전하던 중 양쪽 차량의 앞범퍼가 충돌했다.
원고 측은 피고 차량이 우회전 차량의 기본과실을 넘어, 서행의무 위반·과속·전방 및 우측방 주시 태만·가상 중앙선 침범 대우회전까지 저질렀으므로 100%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주차 차량 때문에 시야가 제한된 비신호 삼거리에서 우회전 차량이 부담할 감속·일시정지 의무의 정도 ▲교차로 진입 전 차량도 접근 차량을 발견했다면 회피조치를 해야 하는지 ▲주차 차량으로 통행 공간이 제한된 상황에서 양 차량의 중앙 또는 좌측 통행을 과실로 볼 수 있는지에 있었다.
■ 법원의 판단 - “과속 우회전이 주된 원인, 진입 차량도 15%”
법원은 피고 차량 85%, 원고 차량 15%의 과실비율을 인정했다.
피고 차량의 주된 과실은 명확했다. 사고 장소는 교통정리가 없고 주차 차량 때문에 우측방을 확인하기 어려운 교차로였다. 법원은 이런 장소에서 피고 차량이 서행하거나 일시정지하지 않은 채 과속 우회전한 것이 사고의 주된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도로교통법상 비신호 교차로에서는 서행이 요구되고, 좌우 확인이 곤란하거나 교통이 빈번한 경우에는 일시정지 의무도 문제 될 수 있다는 점을 적용한 것이다.
다만 원고 차량도 면책되지는 않았다. 법원은 원고 차량이 사고 전 좌측방에서 피고 차량이 과속으로 접근하는 것을 발견했고, 조향장치나 제동장치 조작으로 충돌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안전운전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즉 우선 통행 여부와 별개로, 현실적으로 위험을 인지했다면 회피 가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취지다.
■ 판결의 핵심 구조 및 의문점
법원은 이 사고를 단순히 ‘우회전 차량 대 직진 차량’의 도식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교차로의 구조, 주차 차량에 따른 시야 제한, 우회전 차량의 속도와 회피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살펴 피고 차량의 중대한 주의의무 위반을 중심으로 책임을 배분했다.
원고 차량의 15% 책임은 ‘선진입 차량’ 또는 ‘진행 차량’이라는 지위만으로 위험 회피의무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데서 나왔다. 법원은 원고 차량이 피고 차량의 과속 접근을 실제로 인식했고, 제동 또는 조향으로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았다.
결국 이 사건에서 원고의 과실은 통행방법 위반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닥친 위험에 대한 대응 실패에 있다.
다만 원고 차량의 15% 과실을 인정한 판단에는 검토할 지점이 있다. 법원은 원고 차량이 피고 차량의 접근을 발견하고도 사고를 회피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지만, 판결문에 드러난 사실만으로는 발견 시점, 양 차량의 속도, 거리, 제동거리, 조향 가능 공간이 어느 정도였는지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는다.
피고 차량이 과속으로 우회전했고 주차 차량으로 시야가 제한된 상황이었다면, 원고 운전자가 위험을 인식한 때부터 실제 조치가 가능한 때까지의 시간은 매우 짧았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원고 차량은 교차로에 진입하기 전 진행 중이었고, 피고 차량은 시야가 제한된 비신호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시도한 차량이다. 피고 차량의 서행 또는 일시정지 의무 위반이 사고의 주된 원인이라면, 원고 차량에게 요구되는 회피의무는 단순히 “상대방 차량을 보았다”는 수준이 아니라, 통상적인 운전자가 현실적으로 충돌을 피할 수 있었는지에 관한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더 엄격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원고 차량이 피고 차량의 과속 접근을 충분한 거리에서 인지했고도 감속하지 않거나 진로를 유지했다는 영상상 사정이 확인된다면 15% 책임은 설득력을 가진다. 이 판결은 결국 블랙박스 영상 등에서 드러나는 위험 인식 가능 시점과 회피 가능성이 과실비율을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 판결의 의의와 시사점
이번 판결은 이면도로의 좁은 삼거리에서 주차 차량이 시야와 통행 공간을 가리는 경우, 우회전 차량에게 단순한 방향전환 주의의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감속·안전확인 의무가 부과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운전자는 ‘주차 차량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다’는 사정을 면책 근거로 삼기 어렵다. 오히려 시야가 가려졌다면 위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므로 서행하고, 좌우 확인이 곤란한 경우에는 일시정지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이면도로 삼거리에서는 우회전 전 ▲주차 차량·적치물·건물 모서리 등으로 좌우 시야가 차단됐는지 ▲교차로 진입 전 충분히 감속했는지 ▲상대 차량의 진행 방향과 속도를 확인했는지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면 일시정지 후 출발했는지, ▲상대 차량이 접근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 즉시 제동 또는 조향으로 회피할 수 있는지 등의 사항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편 교차로 진입 차량도 상대방의 명백한 과속이나 비정상적 접근을 인식했다면 “내가 먼저 가던 차량”이라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은 우회전 차량의 중대한 주의의무 위반을 85%로 무겁게 보면서도, 실제 위험을 포착한 진행 차량의 회피 가능성까지 과실비율에 반영한 사례다.
최수영
법무법인 정윤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