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영업의 성패는 오랫동안 설계사 개인의 역량과 고객 네트워크에 좌우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메리츠화재 광명본부는 이러한 영업 공식을 '시스템'으로 바꾸고 있다. 개인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기보다 누구나 양질의 교육과 육성 과정을 거쳐 성장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조직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실제 영업 활동 중인 설계사 수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평균 32명에서 올해 상반기 55명으로 늘었고, 월 매출도 평균 45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광명본부는 이러한 성과를 특정 설계사의 실적이 아닌 '조직 전체의 성장'으로 평가한다.
영업 현장에서 만난 이승은 메리츠화재 광명본부 본부장은 “인맥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고객을 만들어내는 능력과 전문성은 배워서 익히는 것”이라며 “활동 중인 설계사가 늘어난 것은 운이 아니라 시스템이 작동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광명본부는 고객 확보 경로를 ▲지인 ▲소개 고객 ▲이관 고객 데이터베이스(DB) 등 세 축으로 표준화했다. 여기에 거절 유형별 상담 화법과 활동관리 시트까지 더해 신입 설계사도 일정한 영업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영업 기법을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고객 발굴부터 상담, 소개 고객 확보까지 영업 과정을 세분화해 교육하고 활동을 수치로 관리한다. 개인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던 영업 방식을 조직의 자산으로 축적해 누구나 일정 수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스템의 핵심이다.
이 본부장은 “전화 한 통도 계약을 이끌어내는 도구가 아니라 만남을 만드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재능 있는 소수가 아니라 누구든 시스템을 따라오면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 교육·AI·보험스쿨… ‘전문성’ 키우는 현장
광명본부가 교육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단순히 영업 기법을 익히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상품을 판매하는 설계사를 넘어 고객의 보장을 진단하고 사고 발생 이후 보상까지 설명할 수 있는 '보험 컨설턴트'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매월 진행하는 테마교육과 매일 이어지는 정보미팅, 신인육성매니저(FM) 교육을 중심으로 단계별 교육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메리츠화재의 생성형 인공지능(AI) 'Me-AI'도 적극 활용한다. 설계부터 보장 분석, 고객 상담 아이디어까지 AI와 대화하듯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신입 설계사들도 재택에서 업무를 익히고 현장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광명본부에서는 상품 개정 내용은 물론 실제 보상 사례와 고객 상담 경험을 매일 공유한다. 형식적인 조회가 아니라 현장에서 발생한 사례를 함께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방식이다. 신입 설계사는 기본기를 다지고, 경력 설계사는 경험을 공유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본부장은 “보험영업의 다음 단계는 많이 파는 조직이 아니라 정확하게 진단하는 조직”이라며 “고객 발굴 능력이 영업의 체력이라면 상품과 보상에 대한 전문성은 실력이다. 그래서 광명본부는 두 가지를 함께 훈련한다”고 말했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보험스쿨'도 같은 맥락이다. 보험 지식을 전달하는 금융교육이자 설계사들이 실제 상담 경험을 쌓고 고객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현장 실습의 장으로 활용된다. 광명본부는 이 같은 교육 과정을 통해 영업 기술보다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 “판매보다 성장”… 지속 가능한 조직을 향해
광명본부는 리크루팅 역시 단순히 사람을 많이 영입하는 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영입 이후 4개월에서 1년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육성 체계를 구축해 누구나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본부장은 “매출은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크루팅이 1순위지만, 들어온 사람이 정착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누가 들어오더라도 일정한 교육 과정을 거치면 안정적인 소득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최근 분급제 도입과 영업환경 변화 등으로 설계사 육성과 조직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광명본부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 실적 경쟁보다 교육과 전문성, 조직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선택했다. 설계사의 장기 정착과 고객 신뢰를 함께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본부장은 “상품을 파는 사람은 대체될 수 있지만 고객의 보장을 진단하고 보상까지 책임지는 전문가는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커질 것”이라며 “광명본부를 인맥과 관계없이 누구나 전문성을 갖추고 성장할 수 있는 컨설팅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광명본부가 지향하는 것은 단순히 실적이 좋은 영업조직이 아니다. 시스템과 교육으로 설계사를 성장시키고, 그 전문성이 다시 고객 신뢰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개인의 영업 능력보다 조직의 체계를 앞세운 광명본부의 성장 방식은 보험영업의 경쟁력이 '개인의 경험'에서 '조직의 시스템'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