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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I보험경영연구소의 보험이슈 톡톡] 보험유통채널 선진화, ‘GA 특화형 자격제도’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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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보험 판매채널의 궤적을 돌아보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속설계사가 시장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2010년대 초반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모델이 확산하기 시작해 2015년을 기점으로 전속 채널을 추월했고, 2026년 현재는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보험 영업환경이 GA 중심으로 재편되며 외형적인 양적 성장은 달성했지만, 소속 설계사의 전문성과 윤리성 부족으로 인해 질적 성장은 뚜렷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가 가속화되는 현시점에서 GA 소속 설계사의 업무 특성을 반영한 전문성 강화 방안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GA 소속 설계사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객관적으로 비교·분석해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근간으로 한다. 따라서 하나의 회사 상품만 취급하는 전속설계사에 비해 훨씬 다각적인 전문성과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된다.

고객이 전속설계사 대신 GA 소속 설계사를 찾는 이유 역시, 수많은 상품의 홍수 속에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설계사가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고객은 이탈하거나 민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영업 현장의 현실은 자못 우려스럽다. 치열한 판매경쟁과 일정에 쫓기는 GA 소속 설계사들은 스스로 고민하고 독자적인 솔루션을 제안하기보다, 원수 보험사에서 파견한 설계매니저의 지원과 협조에 의존해 상품을 제안하는 관행이 횡행하고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당장의 단기성과는 올릴 수 있을지언정, ‘비교 판매’라는 GA 본연의 핵심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고객 신뢰도 추락은 물론 설계사 정착률을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장애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더욱이 최근 인공지능(AI)과 보험플랫폼 등의 발달로 보험사와 소비자 간의 고질적인 정보 비대칭성이 크게 축소되고 있다. 고객의 상품지식 수준이 나날이 높아지는 환경 변화는 GA 소속 설계사에게 차원이 다른 기본자질과 전문성을 요구하며, 기술진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GA 업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 역시 담보하기 어렵다.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GA 업계의 도약과 설계사의 역량 강화를 이끌 ‘GA 특화형 보험모집인 자격제도’ 도입을 서둘러야 할 때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 보험 선진국에서는 설계사의 역량 개발을 위한 다양한 전문 자격 제도가 뿌리내려 있다. 미국은 NAIFA(전미보험·재무전문가협회)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LUTCF 등 실무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해 현장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의 보험GA협회 격인 일본손해보험대리업협회가 손해보험협회와 공동으로 ‘손해보험대학과정’을 운영한다. 소정의 교육 이수 후 최종 시험에 합격하면 수수료에 긍정적인 포인트를 부여하며, 특히 최고 단계인 컨설팅 코스 합격자에게는 ‘토탈플래너’ 명칭과 심벌마크를 명함에 새기게 해 자긍심을 고취하고 고객의 신뢰를 획득하는 무기로 활용토록 하고 있다.

국내 실정에 맞는 GA 특화형 자격제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를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첫째, ‘GA 본연의 특성’을 오롯이 반영해야 한다. 여러 보험사의 상품 중 최선의 상품을 선별해야 하므로, 전속설계사를 뛰어넘는 폭넓은 기본 역량과 한층 강화된 윤리의식이 자격제도의 뼈대를 이뤄야 한다.

둘째, 거시적인 ‘정책변화의 방향성’과 궤를 같이해야 한다. 최근 내부통제 및 평가 기준 강화,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 검토 등 GA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규제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자격제도 역시 이러한 책임 강화 흐름을 능동적으로 수용해 설계해야 한다.

셋째, ‘영업 현장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제도의 당사자인 GA 경영진과 소속 설계사의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식 제도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뿐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수 없다.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최종적으로 보험소비자에게 확실히 신뢰받는 실효성 있는 자격제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류성경
동서대학교 경영학부 명예교수
RMI보험경영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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