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위원장 송경희)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정보 제도 혁신 절차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지난 7월 30일 '개인정보 제도 혁신 TF'를 구성한 데 이어, 8월 6일부터 8월 31일까지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정책 제안을 접수한다.
이번 제도 혁신은 급변하는 데이터 처리 환경과 실질적 권리 보호 관점에서 현행 보호 체계의 유효성과 실효성을 재검토하는 것이 핵심이다.
형식화된 규제는 덜어내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실제 필요한 보호 강화에 집중한다는 취지다.
우리나라 개인정보 보호 법체계는 1990년대 중반 공공 분야와 정보통신·금융 분야에 각각 도입됐다. 이후 2011년 개인정보 보호법 제정과 2020년 각 개별 법률에 분산된 체계 통합을 거쳐 현재의 법령 구조가 완성됐다.
그러나 30여 년 전 디지털 환경을 기준으로 설계된 동의 중심 규율과 단계별 근거 규율 체계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과거 개인정보는 개별 기관이나 기업이 수집·이용하고 일정 기간 후 파기하는 단순한 구조에서 관리됐다. 하지만 데이터 사회가 심화되면서 이용자 본인의 정형 데이터 중심에서 제3자 정보까지 포함된 비정형 데이터로 범위가 확대됐다.
인공지능 환경에서는 다양한 데이터가 누적돼 학습되고, 여러 기관이 데이터를 연계 활용하며,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는 형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의 중심의 개인정보 규율이 실질적 보호를 담보하기 어렵고, AI 서비스 이용이나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국민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반복되고 형식화되는 개인정보 동의, 가명정보 기반 국제 공동연구의 한계, AI 에이전트 서비스 제공의 어려움, 로봇이나 드론 등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 수집 기기에서 발생하는 프라이버시 이슈 등이 꼽힌다.
개인정보위는 8월 6일부터 8월 31일까지 개인정보 포털(www.privacy.go.kr)과 소통혁신24(www.sotong.go.kr)를 통해 국민 정책 제안을 접수한다.
제안 내용은 AI 시대 개인정보 보호 체계 개선이 필요한 분야, 현행 법·제도 운영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AI 환경을 고려한 개인정보 보호 원칙 개선, 국민이 제안하는 혁신 아이디어 등이다. 우수 제안자에게는 개인정보보호위원장 표창이 수여될 예정이다.
접수된 의견 중 국민 공감대와 효과성이 높은 우수 제안은 정책 과제로 선정돼 공개 토론회와 세미나 등을 통해 논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