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방글라데시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원칙적으로 타결했다. 산업통상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8월 4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칸다케르 압둘 무크타디르 방글라데시 상무부 장관과 함께 이를 공동 선언했다.
이번 협정은 우리나라가 서남아시아 국가 중 인도에 이어 두 번째로 타결한 CEPA로, 1973년 수교 이후 53년간 이어온 양국 관계를 교역을 넘어 포괄적인 경제협력 관계로 한 단계 도약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은 2024년 11월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총 5차례 공식협상과 다수의 회기간 협의를 진행해 왔다.
특히 올해 들어 상품과 서비스 시장개방, 원산지 등 핵심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협상을 진행했으며, 3월 세계무역기구(WTO) 제14차 각료회의 계기 양국 통상장관회담에서 조속한 협상 타결 필요성에 공감한 이후 협상 모멘텀을 이어 왔다.
방글라데시는 세계 8위 인구 대국으로 약 1억 7천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10년간 연평균 약 6%의 성장세를 이어 오고 있다. 이번 CEPA는 우리 기업의 방글라데시 시장 진출 여건을 크게 개선하고, 도로와 전력망 등 높은 인프라 수요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번 원칙적 타결의 주요 성과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서남아 유망시장 진출 기반을 확보했다. 방글라데시는 현 정부가 통상 다변화 전략에 따라 타결한 신규 FTA 상대국 가운데 가장 큰 시장이다.
중장기적으로 중산층 증가에 따른 소비시장 확대가 기대되며, 양국 간 교역도 2025년 23억 7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하는 등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둘째, K-소비재 및 주력 수출품의 시장접근 여건이 개선된다. 방글라데시에서는 한류 확산과 함께 K-푸드 등 K-소비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CEPA를 통해 라면, 커피 조제품, 조미김, 과자류 등의 관세가 철폐된다. 현재 라면은 53.6%, 커피 조제품은 53.6%, 과자류는 85.6%, 조미김은 53.6%의 관세가 각각 부과되고 있다.
대방글라데시 1위 수출 품목인 경유의 관세도 철폐된다.
반조립(CKD) 자동차 주요 품목과 자동차부품 전 품목에 대한 관세도 철폐되며, 완성차(CBU)에 대해서는 타국 대비 비차별 대우를 확보했다. 특히 윤활기유, 세탁기 등 방글라데시가 체결한 다른 FTA에서 개방되지 않은 품목에 대해서도 관세철폐를 확보했다.
석유·화학제품, 철강, 전자·전기기기, 기계 등 주력 수출품과 K-푸드, K-뷰티 등 소비재에 유연한 원산지 기준을 마련했다.
이는 재료와 부품 공급망의 다변화를 고려한 것으로, 우리 기업이 제조 과정에서 일부 역외산 재료나 부품을 사용하더라도 CEPA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상품 시장개방과 함께 K-콘텐츠, 이러닝, 의료, 통신, 건설, 유통 등 우리 기업의 진출이 유망한 90여 개 서비스 분야에서 시장 진출 기반을 확보했다. 또한 국경 간 정보 이전 허용과 컴퓨터 설비 현지화 요구 금지, 소스코드 이전 요구 금지 등 디지털무역 주요 규범에 합의했으며, 유명상표 보호 강화와 악의적 상표 출원 방지 등 지식재산권 보호 규범도 강화했다.
셋째, 인프라와 산업 협력 기반이 확대된다.
방글라데시는 인구 증가와 도시화·산업화에 따라 에너지·전력망, 도로·철도·공항 등 교통·물류 인프라와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이번 CEPA를 통해 철강에 대한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되고, 건설중장비와 농업용·섬유용 기계에 대한 관세는 즉시 철폐될 예정이다.
양측은 상품 교역을 넘어 인프라, 산업, 섬유, 할랄, 디지털 전환, 에너지, 자원, 공급망, 청정경제 등 폭넓은 분야의 협력 기반을 CEPA에 반영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방글라데시 CEPA는 1억 7천만 명의 유망 시장과 우리 기업을 연결하고, 양국 관계를 상품 교역을 넘어 인프라·산업 등 포괄적인 경제협력으로 확대하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잔여 기술적 사항에 대한 협의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협정문 정식서명과 발효에 필요한 후속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