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 급식카드 운영실태 조사결과』 발표

정부가 결식아동을 지원하는 급식카드의 운영 실태를 전국적으로 조사한 결과, 급식카드가 본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는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또한 충전된 급식비의 상당액이 사용되지 못하고 소멸되는 등 관리 체계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부적정 사용을 막고 미사용 충전금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과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합동으로 실시했다. 급식카드를 운영 중인 전국 182개 지방정부의 사용 내역을 분석하고 17개 광역시·도별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급식카드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 아동 15만여 명이 음식점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발급하는 카드로, 1끼당 1만 원 이상이 지원된다.

조사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 것은 급식카드로 술과 담배를 구매한 사례다. 표본 조사 결과 서울, 인천, 부산, 광주를 제외한 13개 광역시·도에서 급식카드로 술이나 담배를 산 내역이 확인됐다. 편의점의 경우 결제 시스템이 이를 차단하지만, 대부분의 일반마트에는 차단 장치가 없어 부모가 자녀의 급식카드로 생활용품과 함께 담배나 술을 구매할 수 있었다.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4개 도시는 애초에 일반마트의 급식카드 가맹점 등록을 최소화한 곳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가 자신의 가게에서 급식카드로 허위 결제를 하거나, 마트 업주와 공모해 카드를 맡겨두고 생활용품을 대량 구매한 사례도 확인됐다. 한 사례에서는 부모가 중학생 자녀의 급식카드로 분식 가게에서 4년간 1,295만 원을 허위 결제했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여러 부모가 마트에 카드를 맡겨 일일 한도인 4만 원씩 허위 결제한 뒤, 실제로는 29만 원 상당의 생활용품을 사는 식으로 총 1,100만 원을 사용했다.

급식카드는 아동의 식사와 무관한 업종에서도 사용됐다. 전체 카드의 약 14%가 카페, 학원, 병원, 미용실, 심지어 술집이나 PC방 같은 곳에서 결제된 이력이 있다. 특히 심야시간(오후 10시~오전 6시)에 결제된 금액이 전체의 4.4%인 93억 원에 달해, 식사 목적 외 사용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카드 발급 및 자격 관리도 허술했다. 일부 지방정부는 복지 정보 시스템인 '행복e음'에 아동을 등록하지 않고 별도 시스템만으로 관리해 가상의 이름으로 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상태였다. 또 아동이 시설에 입소하거나 사망한 후에도 부모가 계속 카드를 사용한 사례가 적발됐다. 아동학대로 자녀가 보호시설에 입소한 8개월 동안 부모가 급식카드로 본인 식사비 200만 원을 사용한 경우도 있었고, 아동 사망 후에도 61만 원이 사용된 사례도 있었다.

이와 함께 급식카드에 충전된 급식비가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방치되는 문제도 심각했다. 2024년 기준 전체 충전액의 7.8%인 약 171억 원이 사용되지 않고 자동 소멸됐다. 충전액의 10%도 사용하지 않은 아동이 4,800명에 달했다. 정부는 원인으로 아동의 낙인감 우려와 사용 방법 미숙지를 꼽았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가지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술·담배 등 금지 품목 결제 제한 시스템을 모든 일반마트로 확대하고, 도입이 어려운 소형 마트는 수시 점검 체계를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또 술집처럼 아동 식사에 맞지 않는 업소는 가맹점 등록을 자동 제한하고, 심야 시간 사용도 제한한다.

둘째, 급식카드 발급과 자격 변동 관리가 강화된다. 보건복지부 지침을 개정해 카드 발급 후 반드시 '행복e음' 시스템에 등록하도록 의무화한다. 아동의 시설 입소나 사망 등 변동 사항을 담당자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 알림 기능을 개선하고, 장기 미사용 아동이나 부정 사용 의심 사례에 대해선 정기적인 점검을 의무화한다.

셋째, 사용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안내를 대폭 강화한다. 카드 사용액이 적은 가구에는 잔액을 문자로 알려주고, 카드 디자인도 일반 카드와 구분되지 않도록 개선해 낙인감을 줄이기로 했다. 이미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8월부터 전국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카드 디자인 전수 조사를 실시해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지원 대상은 결식 우려가 있는 수급자·차상위·한부모 가정 아동 등 27만여 명이다. 정부는 1식당 1만 원 이상을 권고하며, 예산은 지방비 100%로 충당된다. 학기 중에는 교육청과 지방정부가 분담해 주중과 주말·공휴일 급식을 지원하고, 방학 중에는 지방정부가 전담한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장은 "지방정부가 급식카드 발급에만 치우쳐 관리에는 소홀한 점이 확인됐다"며 "급식카드의 장점도 있지만 도시락·반찬 배달 등 제도 취지에 더 부합하는 대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부적절한 품목 결제를 원천 차단하고, 사용자 맞춤형 안내를 강화해 지원금이 방치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개선 방안을 바탕으로 지방정부와 협력해 아동급식카드가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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