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라도 범죄 이력이 확인되면 보훈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잘못을 단순히 기계적으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여러 상황을 균형 있게 살펴 결정해야 한다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1980년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국가유공자 ㄱ씨에 대해 보훈청이 국가유공자법과 특수임무유공자법 적용을 배제한 처분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ㄱ씨는 1981년 육군에 지원 입대해 특수정보교육대에서 복무했으며, 2002년 국가유공자, 2012년 특수임무유공자로 각각 등록되어 예우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2024년 5월 추가 상이처 등록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1985년 4월 구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찬양·고무 등) 위반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전과가 확인됐습니다.
보훈청은 이후 보훈심사위원회의 '뉘우침 심사'를 거쳐 ㄱ씨의 뉘우침 정도가 현저하지 않다고 판단, 같은 해 9월 국가유공자법과 특수임무유공자법 적용 대상에서 배제했습니다. 이에 ㄱ씨는 11월 중앙행정심판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중앙행심위는 구체적인 범죄 경위와 현재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습니다. 당시 ㄱ씨의 범죄는 군 생활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다 발생한 것으로, 국가 존립이나 안전을 위태롭게 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국가유공자 등록 과정에서 범죄 이력 조회 누락은 보훈청의 과실일 뿐 ㄱ씨의 잘못이나 기여가 없었던 점, 범죄 후 40여 년간 400시간의 봉사활동을 한 점, 고령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증) 진단을 받아 심리적 안정과 의료 지원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보훈청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단, 두 건의 처분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소영 중앙행정심판위원장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라도 범죄사실이 확인되면 법 적용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지만, 재등록 시 뉘우침 심사에서는 단순히 과거 범죄사실만 기계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반성 태도, 범죄에 이르게 된 경위, 건강 상태 등 보훈 수혜의 필요성을 균형 있게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