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의 총에 맞아 희생된 공무원들"… 국가유공자 지정 여부 '다시 심의해야'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정일연)는 2018년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서 민원인이 쏜 엽총에 맞아 숨진 공무원 2명의 유족이 제기한 고충민원에 대해 국가유공자 요건 심의를 다시 하도록 국가보훈부에 의견을 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고(故) 손모 씨와 이모 씨는 당시 소천면사무소에서 민원계장과 민원 담당으로 근무하던 중 민원인 A씨가 쏜 총에 가슴 부위를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후 이들은 보훈보상 대상자(재해사망공무원)로 지정됐지만, 유족들은 국가유공자로 인정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했다.

특히 이모 씨의 경우 미혼 상태에서 사망해 유족이 보훈보상대상자가 되어도 의료지원 등 혜택이 거의 없었고, 공무원으로 헌신하다 희생됐음에도 군인·경찰처럼 제복을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된 점이 부당하다는 취지였다.

이에 청와대와 국민권익위는 유족이 거주하는 경북 영주시를 직접 찾아 의견을 듣고 관계기관 자료를 수집해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민원인 A씨는 사건 이전부터 이웃 주민과의 갈등과 수도 문제 등으로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고, 처리 결과에 불만을 품고 1년 동안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스스로 '무능한 경찰서장, 군수, 공무원 등 다수를 살해해 억울함을 알리겠다'는 목적으로 일면식도 없는 공무원들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A씨는 집 마당에서 10여 회 사격 연습을 했고, 이웃 주민이 파출소에 총기 소지 관련 진정을 제기했으나 경찰이 반려한 사실도 확인됐다. 사고 당일 A씨는 이웃 주민에게 먼저 엽총을 발사한 뒤 소천파출소로 갔으나 아무도 없자 면사무소로 이동했다. 파출소와 면사무소는 차로 1분 거리에 있고 주변에 초등학교·보건소 등이 있었지만, 경찰은 대피 경고 방송 등 총기사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국민권익위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여러 사항을 고려해 의견을 표명했다. 우선 대민업무에 종사하는 민원담당 공무원도 특이민원인의 폭행·위협에 노출돼 생명과 신체에 위험이 내재돼 있다는 점, 다수 공무원을 범행 대상으로 총기를 사용한 A씨의 행위는 테러행위로 볼 수 있다는 점, 고인들은 이러한 테러로 희생돼 통상적 업무수행 중 사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한 군인·경찰의 경우 일상적 업무 중 총격 사고가 발생해도 국가유공자로 인정받는 사례가 있어 제복 여부에 따라 예우 수준을 달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는 고인들의 국가유공자 요건 등록 여부를 재심의할 것을 국가보훈부에 의견표명했다.

아울러 특이민원인의 폭행·폭언·협박 등 위법행위가 매년 끊이지 않고 극단화되는 점을 고려해, 민원담당 공무원이 공무수행과 관련된 보복성 범죄나 테러로 희생된 경우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검토할 것도 함께 권고했다.

최근 국민권익위와 행정안전부는 반복·특이민원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를 줄이고 민원 담당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체제를 전면 개편한 바 있다.

국민권익위 한삼석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늦게나마 직무수행 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공무원의 명예 회복을 위한 길이 열려 다행"이라며 "앞으로 반복·특이민원에 대해 기관이 책임 있는 대응을 통해 민원담당 공무원을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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