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지난 6월 19일, 광주광역시, 전북특별자치도, 전라남도에서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실시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의 성과를 발표했다. 이 시범사업은 한정된 응급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응급실 이송이 지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기관이 공동으로 추진했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세 지역에서는 응급실 미수용 사례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정부는 기존에 응급실이 환자를 받지 못해 발생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이송지침을 마련하고, 구급대와 의료기관, 광역상황실 간 협력 체계를 강화했다. 그 결과 중증환자에 대한 신속한 이송과 치료가 가능해졌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는 6개 응급의료기관 당직 의사, 구급대, 광역상황실이 참여하는 '중증응급환자 이송병원 결정 위원회'를 구성해 총 27건의 이송 지연 사례를 해결했다. 예를 들어 약물 중독 환자가 발생했을 때 한 병원이 포화 상태라면 다른 병원이 1차 수용한 뒤 포화가 해소되면 즉시 받겠다는 제안으로 문제를 풀었다. 전북은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구급대와 의료기관 간 환자 정보 공유와 수용 문의를 신속하게 처리했고, 병원 선정 시간이 전년 동기 대비 27.3% 줄어 8분 40초로 단축됐다. 전남은 광주에 있는 의료기관과 연계를 강화하고 광역상황실 지원 요청을 활성화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의료 자원의 한계를 극복했다.
구급대의 역할도 돋보였다. 구급대는 환자를 병원에 이송한 후 의료진 판단이 나올 때까지 응급실 입구에서 대기하며, 총 45건의 병원 간 전원(轉院)을 지원했다. 예를 들어 50대 의식장애 환자가 1차 병원에서 CT 촬영과 기관 삽관 등 초기 처치를 받은 후 최종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바로 옮겨질 수 있도록 도왔다. 이는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신속한 치료를 가능하게 했다.
지표 변화도 긍정적이었다. 구급대가 현장에서 환자를 인계한 후 병원으로 출발할 때까지 걸리는 '현장체류 시간'이 중증환자(1~2등급) 기준으로 광주는 전년 동기 대비 1분 24초 줄어 16분 6초, 전북은 24초 줄어 12분 54초를 기록했다. 전남은 18초 늘어난 13분이었지만, 시범사업을 하지 않은 비슷한 지역과 비교하면 여전히 짧은 수준이었다. 광역상황실의 효율성도 높아져, 이송 병원 선정을 위해 문의하는 병원 수가 평균 6.5곳에서 6.1곳으로 줄었고 처리 시간은 중위값 기준 27분에서 18분으로 단축됐다.
응급의료기관별 기능에 맞는 환자 분산도 이뤄졌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환자 수용이 일평균 35.6명에서 47.8명으로 늘었고, 지역응급의료기관은 경증환자 수용이 79.1명에서 86.8명으로 증가했다. 진료 결과에서도 중증환자의 일평균 사망자 수가 8.3명에서 7.1명으로 줄었고, 입원 환자는 39.4명에서 43.6명으로 늘어 응급의료 체계가 원활히 작동했음을 보여줬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전국 모든 시·도가 지역 특성을 고려한 이송지침을 재정비해 9월 내에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응급환자 수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도 추진 중이다. 중증응급질환에 대한 최종 치료 역량을 중심으로 응급의료 전달체계를 개편하기 위해 지난 6월 관련 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의 진료 기능 기준을 명확히 했다.
올해는 응급의료기관을 다시 지정하는 해로, 개정된 기준에 따라 각 기관이 인력, 시설, 장비뿐 아니라 중증응급질환 치료 역량을 충분히 갖췄는지 평가할 예정이다. 현재 44개소인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최대 60여 개소까지 추가 확충해 중증환자 대응 인프라를 강화한다. 이미 37개소가 신규 지정을 신청해 총 81개소가 경쟁 중이며, 6대 광역 권역별로 최종 치료율, 지역 내 이용률 등을 평가해 선정할 방침이다.
의료진의 법적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도 발전시킨다. 지난 5월 공포된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라 중증, 소아, 응급, 분만, 외상 등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는 하위법령을 마련 중이다. 또한 올해부터 필수의료 배상보험료 지원 사업 대상을 신생아와 응급 분야까지 확대해 모자의료센터와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에게 보험료를 지원한다. 이는 분만이나 응급 현장에서 발생하는 의료사고에 따른 배상 부담 없이 환자를 신속히 수용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로, 전문의 1인당 연간 약 175만 원의 보험료를 국가가 지원하며 배상 한도는 17억 원 수준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어디에 살든 골든 타임 내 최종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응급의료 정책 패키지의 완성을 그려볼 수 있게 됐다"며 "지역 내 해법을 찾고 사명감으로 헌신한 광주·전라 의료진과 구급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시범사업은 구급대, 구급상황관리센터, 의료기관, 광역상황실이 지역 여건에 맞는 이송체계를 함께 점검하고 현장에서 작동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전국 확대에 맞춰 시·도 소방본부와 보건국, 응급의료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응급환자가 적정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