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연금저축 적립금이 198조원을 넘어서며 2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최근 증시 호황에 힘입어 연금저축펀드 적립금과 수익률이 크게 늘면서 연금저축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뚜렷해졌다.
1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25년 우리나라 연금저축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연금저축(Pension Savings Account, PSA) 적립금은 198조2000억원으로 전년(178조9000억원) 대비 19조3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10.8%로 2023년 4.9%, 2024년 6.5%에 이어 확대됐다.
■ 연금저축펀드 적립금 50.7% 증가… 자본시장 머니무브 확대
적립금뿐 아니라 납입액, 계약 건수, 가입자 수도 모두 늘었다. 지난해 연금저축 납입액은 13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1000억원 증가했으며, 계약 건수는 1079만6000건으로 107만9000건 늘었고, 가입자 수는 840만3000명으로 76만1000명 증가했다.
상품별로는 연금저축보험이 114조1000억원으로 전체 적립금의 57.6%를 차지했다. 이어 연금저축펀드 61조3000억원(30.9%), 연금저축신탁 13조8000억원(6.9%), 연금저축공제보험 9조원(4.6%) 순이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연금저축펀드의 성장이다. 연금저축펀드 적립금은 전년(40조7000억원)보다 20조6000억원 늘어 50.7% 증가했다. 전체 연금저축에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17.6%에서 2024년 22.7%, 2025년 30.9%로 확대됐다. 금융당국은 “적립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익률도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연금저축상품의 연간수익률은 10.6%, 누적수익률은 5.5%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 연간수익률(3.7%)과 비교하면 6.9%포인트(p) 오른 수치다. 금융당국은 “연간수익률 산정 시 펀드와 ETF, 신탁은 최근 1년 기준 연평균 수익률을 적용하고 보험은 누적수익률을 적용해 산정한다”며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 수익률 산정기준이 변경돼 전년과 직접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품별 연간수익률은 펀드·ETF가 29.3%로 가장 높았고, 이 가운데 펀드는 31.3%, ETF는 27.4%를 기록했다. 신탁은 4.0%, 보험은 0.8%였다. 금융당국은 “최근 증시 호황으로 펀드·ETF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3년 이상 장기 수익률보다 최근 1년 수익률이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 연금저축보험 비중 여전히 높아… 적립금·계약 건수는 감소세
연금저축보험은 전체 적립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유지했지만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연금저축보험 적립금은 11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4000억원(1.2%) 줄었고, 계약 건수도 393만1000건으로 18만2000건 감소했다.
판매회사별로는 보험사가 114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57.7%를 차지했다. 금융투자회사는 55조4000억원(27.9%), 은행은 19조5000억원(9.8%), 공제기관은 9조원(4.6%)이었다. 연금저축펀드 수요가 늘면서 금융투자회사의 적립금 증가폭이 커진 반면, 연금저축보험 적립금 감소로 보험사 적립금은 줄었다.
보험사 적립금은 생명보험사 75조3000억원, 손해보험사 39조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사 중 적립금 상위 3개사는 삼성생명(27조3000억원), 삼성화재(21조5000억원), 한화생명(13조3000억원)으로, 이들 3개사가 보험사 연금저축 적립금의 54.3%를 차지했다.
연금저축보험의 누적수익률은 0.8%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연금저축보험의 경우 가입 초반 사업비가 부과돼 납입금 대비 적립금이 적을 수 있으며, 기간이 경과할수록 수익률이 증가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초 판매 후 경과기간별 연평균 수익률은 3년 -0.7%, 5년 0.2%, 10년 0.8%로 집계됐다.
■ 세액공제 혜택만큼 중도해지·계좌이체 유의해야
금융당국은 연금저축펀드로의 자금 이동이 늘고 있지만 특정 상품이 일률적으로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연금저축보험은 원금 보장과 최저보증금리 등 안정성이 있는 반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고, 연금저축펀드는 수익 기회가 크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금저축은 세액공제, 과세이연, 저율과세 등 혜택이 있지만 중도 인출이나 해지 시 기타소득세 부과 등 페널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연금저축은 납입액 중 최대 600만원 한도로 소득에 따라 13.2~16.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운용수익을 중도 인출하면 연금 외 수령으로 간주돼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될 수 있다. 연금저축보험은 가입 후 통상 7년 안에 중도해지할 경우 해지공제액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상품별 특성도 다르다. 연금저축보험은 원금 보장과 최저보증금리 등 안정성이 있지만 가입 초반에는 사업비 등 수수료 영향으로 적립금이 납입금보다 적을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가입자가 ETF와 펀드 등을 직접 선택해 운용할 수 있어 수익 기회가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계좌이체에도 유의해야 한다. 기존 연금저축을 해지한 뒤 다른 금융회사 상품에 새로 가입하면 중도해지로 처리돼 세금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계좌이체 제도를 이용하면 과세 없이 가입기간을 유지할 수 있지만, 일부 금액만 옮기거나 연금수령 중인 계좌로 이전하는 것은 제한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연금저축 가입자와 가입 예정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오는 12월 개편된 통합연금포털을 공개할 예정이다.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정보를 함께 담은 ‘퇴직연금 가이드북’도 하반기 중 제작해 초보 투자자의 이해를 돕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