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년기 주거 선택이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KB라이프가 지난 15일 공개한 '2026 KB라이프 시니어 리포트'는 시니어 주거시설 입주가 단순한 거주지 변경을 넘어 인생 후반부를 재설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입소한 노인들의 실질적 경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KB골든라이프케어 종로평창카운티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과 집단 토론, 설문조사를 병행했다. 조사 결과 시니어 주거시설 선택의 동기는 배우자 사별이나 은퇴, 건강 악화 같은 생애 전환점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입주를 결정한 노인들은 안전한 환경과 의료 서비스, 사회적 교류에 대한 욕구가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입주 이후 삶의 변화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입주민들의 하루 일과는 여가와 취미 활동(34.7%), 식사와 간식(29.5%), 건강 관리와 운동(23.2%)이 주를 이뤘다. 특히 입주민 10명 중 9명 이상이 이웃과의 식사나 대화 등 공동체 활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삶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11점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행복감과 흥미 같은 긍정적 정서가 우세하고 스트레스나 지루함 같은 부정적 감정은 낮게 나타났다.
가족 관계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됐다. 많은 입주민이 자녀에게 돌봄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시니어 주거시설을 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주 이후에는 가족 간 관계가 돌봄 제공 중심에서 정서적 교류 중심으로 전환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시니어 주거시설이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건강한 노후 생활과 사회적 관계망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시니어 주거시장의 잠재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보험사들이 전통적인 금융 상품을 넘어 노후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솔루션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B라이프 측은 앞으로도 시니어 고객을 위한 연구와 서비스 확대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