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그룹이 글로벌 핀테크 기업 서클(CIRCLE)과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원화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는 지난 22일 서클 인터넷 그룹과 디지털 자산 기술 분야에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3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제휴는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이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결제 인프라를 자사의 금융 서비스에 접목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양측은 협약을 통해 결제·정산 시스템과 디지털 자산 연계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특히 원화 기반 디지털 자산과 토큰화된 금융 서비스의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하기로 했다. 서클이 보유한 해외 결제·송금 인프라를 활용해 가맹점 정산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기존 금융 시스템 간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작업도 협력 범위에 포함됐다.
이번 협약은 구체적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나 서비스 출시를 확정한 단계는 아니다. 카카오그룹은 국내 제도 정비 상황을 주시하며 실제 적용 분야와 사업 모델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카카오페이의 결제 역량과 카카오뱅크의 금융 서비스를 연결해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디지털 자산 기반을 마련한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도 이번 협력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의 환전 비용과 해외 송금 지연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보험사가 보유한 자산의 디지털 전환과 블록체인 기반 청구·정산 시스템 도입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국내 규제 프레임워크가 완비되지 않아 실제 적용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클의 카쉬 라자기 최고커머셜책임자(CCO)는 "한국은 디지털 시장과 금융 혁신을 위한 탄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서클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카카오그룹의 생태계를 결합할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겸 그룹 스테이블코인 공동 태스크포스(TF)장은 "기술만으로 디지털 자산의 경쟁력이 완성되지 않는다"며 플랫폼·결제·금융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형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