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금융서비스가 확산되고 있지만 금융소비자 피해와 민원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뱅킹과 디지털 지급결제 서비스 등이 확대되면서 소비자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소비자보호 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금융상품별 소비자 피해 및 민원 현황 - OECD 국가와 한국 비교·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OECD 주요국들은 모바일뱅킹과 디지털지갑, 디지털 지급결제 서비스 등을 주요 소비자 피해 분야로 꼽았다.
보고서는 디지털 금융서비스 확산과 함께 금융소비자 피해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모바일뱅킹과 디지털 지급결제 서비스 확대로 금융사기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고객서비스 이용 과정에서도 새로운 소비자 불만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모바일뱅킹 확대, 금융사기 위험 증가
은행·결제 부문에서는 금융사기가 가장 빈번한 소비자 민원 유형으로 나타났다. OECD 조사국들은 모바일뱅킹 확산으로 피싱과 개인정보 탈취, 디지털지갑 무단 접근 등 금융사기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령층과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은 금융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금융사기 관련 민원은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민원 접수 건수는 12만8419건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은행권 전체 민원은 감소했지만 보이스피싱 관련 민원은 전년 대비 125.7% 급증했으며, 계좌 지급정지와 전자금융거래 제한, 피해예방 조치 등과 관련한 민원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OECD 조사에서는 금융사기 외에도 고객서비스 지연과 고객센터 대기시간, 제한된 운영시간에 따른 대면 서비스 접근성 저하, 디지털 서비스 이용 문제 등이 주요 민원으로 조사됐다. 일부 국가에서는 은행의 계좌 차단 및 해지 조치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디지털 전환 가속, 소비자보호는 ‘제자리’
보고서는 디지털 금융서비스가 확대될수록 금융소비자의 이해력과 정보 접근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금융상품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금융회사와 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이 확대되고 있으며, 소비자가 상품의 위험성과 비용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금융거래에 참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모바일뱅킹과 디지털 지급결제 서비스 확산으로 금융사기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센터 대기시간 증가와 제한된 대면 서비스 등 소비자 불편도 주요 민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소비자가 금융서비스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교육과 정보 제공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심수빈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전임연구원은 “금융민원은 단순한 소비자 불만이 아니라 금융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민원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소비자 피해 유형과 불건전 영업 관행을 파악하고 이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