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보험협회, 19대 수장에 현장 전문가 선출…관행 깨고 ‘전문성’ 무게
보험업계 유관기관 인사 지형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화재보험협회는 지난 9일 열린 사원총회에서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제19대 이사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오는 22일 공식 취임 절차를 마치고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동안 보험업계 주요 기관의 최고위직은 정치권이나 금융당국, 정부 부처 출신 관료가 주로 차지해 왔다. 행정 경험과 정·관계 네트워크를 활용한 대관 업무 및 정책 조율 기능이 중시된 결과다. 하지만 이 같은 관행은 내부 직원들의 최고위직 진출 기회를 제한하고, 조직의 전문성과 연속성보다 대관 역량 중심의 인사 구조를 고착화한다는 우려를 낳았다.
특히 현장의 애로사항이나 급변하는 보험시장의 흐름,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실무적 이해도가 부족해 업계와의 괴리감이 발생하거나 혁신 시기를 놓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화재보험협회의 수장 선임은 이러한 기존 흐름에서 벗어나 기관 본연의 역할과 전문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임 김 이사장은 1991년 금융권에 입문한 후 KB금융지주에서 리스크관리총괄 전무(CRO)와 재무총괄 부사장(CFO)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2021년부터 3년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지내며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갖춘 베테랑으로 평가받는다. 후보추천위원회가 단독 추천에 나선 배경 역시 업계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화재보험협회는 화재 예방과 안전 점검, 방재 기술 연구를 통해 국가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대형 산불과 전기차·배터리 화재 등 예측 불가능한 신종 위험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협회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책상머리 행정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시대에, 새롭게 등장하는 리스크를 신속히 분석하고 일선 보험사들과 실질적인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현장 감각을 갖춘 실무형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