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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IC 2026] 기후 위기부터 자율주행까지… KIIC서 본 보험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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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와 기술 발전 등 새로운 리스크가 빠르게 등장하는 가운데, 손해보험업계의 미래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글로벌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지난 10~11일 양일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3회 글로벌 보험 컨퍼런스(Korea International Insurance Conference 2026, KIIC)'는 '변화하는 리스크 환경 속 손해보험의 역할(Insuring the Future in a Changing Risk Landscape)'을 주제로, 미래 보험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산업 간 협력 방향을 집중 조명했다.

삼성화재가 리드스폰서로 참여한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27개국 175개사에서 약 1300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특히 기존 보험업계뿐 아니라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 등 미래 기술 분야 기업들도 대거 참여하면서 산업 간 융합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행사에는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와 코리안리(Korean Re)를 비롯해 뮌헨리(Munich Re), 스위스리(Swiss Re), 하노버리(Hannover Re) 등 글로벌 재보험사가 참석했다. 글로벌 보험중개사인 마쉬(Marsh), 에이온(Aon), 유아이비(UIB), 갤러거(Gallagher) 등도 함께했으며, 사이버큐브(CyberCube), 사이버라이트(CyberWrite), 비트사이트(BitSight), 라이드플럭스(RideFlux) 등 사이버보안·데이터·자율주행 관련 기업들도 참가했다.

행사 전반에서는 보험산업이 단순한 위험 인수 기능을 넘어 기술 기반 리스크 관리와 산업 간 협력을 확대하며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 민관학 협력 플랫폼 '더 링크'… 보장 공백 해소 논의

행사 첫날인 10일에는 민관학 협력 네트워크인 '더 링크(The LINK)' 총회가 열렸다. 이번 총회는 사회적 위험 대응과 보장 공백(Protection Gap) 해소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재해 경감 활동이 산업 현장에 안착되도록 지원하고, 기업의 재난 대응 역량 강화를 돕는 실무형 플랫폼”이라며 더 링크가 민관학 협력 기반의 사회 안전망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균 행정안전부 자연재난실장은 “기업의 재난은 지역사회와 국가 전체의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며 민관학 협력과 데이터 기반 재난관리 체계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김태윤 한양대학교 교수가 '한국 리스크 지수: K-리스크 바로미터'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고, 하종목 행정안전부 예방정책국장은 기업의 재난 회복탄력성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정수종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 센터장은 기후위기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한국의 보장 공백 추정치와 주요 시사점을 설명했다.

세 건의 발제가 끝난 후에는 최영화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 소장이 좌장을 맡아 심층 패널 토론을 이끌었다. 앞서 발표한 김태윤 교수, 정수종 교수와 함께 파벨 우에르타 우리베(Pavel Huerta Uribe) 스위스리 아시아·태평양 지역 재물 언더라이팅 총괄, 강민지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 연구원이 단상에 올라 공공 및 민간 부문의 회복탄력성 강화를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토론 이후에는 구체적인 실천 로드맵이 다뤄졌다. 다시 연단에 선 최영화 소장이 더링크의 전략적 방향과 주요 활동 내역을 브리핑했다. 이어서 마코토 야마시로(Makoto Yamashiro) 도쿄해상홀딩스(Tokio Marine Holdings) 솔루션사업부 실장은 일본 방재 컨소시엄의 성과와 향후 전망을 공유하며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강연 직후에는 더 링크 소속 멤버들이 프로젝트의 구조와 실무 운영 방안을 구체화했다.

■ 글로벌 석학들 “새 위험 구조에 보험 역할 재정의”

11일 열린 메인 세션에서는 글로벌 보험산업 전망과 AI가 가져올 산업 변화 등을 주제로 다양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주요 연사들은 공통적으로 보험산업이 사고 이후 손실 보상에 머물지 않고, 위험을 예측·예방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은 “AI, 자율주행, 초연결 기술이 보험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보험은 손실 보상을 넘어 위험을 예측하고 손실을 예방하는 선제적 서비스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사장은 보험사의 역할이 위험 인수를 넘어 고객과 사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화손보가 여성의 삶 전반을 지원하는 역할 확대와 함께, 사이버 위협 진단부터 사고 대응·복구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안창국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AI와 자율주행 등 신기술이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위험 발생 구조와 책임 분배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AI 기반 혁신 서비스, 사이버보안 대응, 보험산업 미래 성장동력 발굴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며 “AI 기반 보험사기 방지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새 위험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트레이시-리 쿠스(Tracy-Lee Kus) 에이온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공동 최고경영자는 사이버, 기후,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위험이 서로 다른 형태의 보장 공백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장 공백을 하나의 문제로 보면 하나의 해법을 찾게 되지만, 실제로는 가격·접근성·역량의 문제가 각각 다르게 존재한다”며 보험상품과 시장 구조의 빠른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번째 기조연설을 맡은 케빈 러셀(Kevin Russell) 맥킨지(McKinsey) 글로벌연구소 시니어 펠로우는 AI와 반도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로보틱스, 자율주행, 사이버보안 등 고성장 산업군이 보험산업의 새로운 위험 지형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성장 산업은 기술 혁신, 소비자 수요 확대, 대규모 투자라는 공통된 특징을 보인다”며 “보험사는 기존에 보장하던 산업에 국한되지 말고 기술 변화가 기존 위험 구조를 어떻게 흔드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베아트릭스 하팅거(Beatrix Hartinger) 뮌헨리 글로벌 재물보험 부문 최고언더라이팅책임자(CUO)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취약성, 데이터센터 집중 위험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공급망 중단이 지정학적 긴장, 물류 차질, 기술 통제, 공급업체 불안 등 여러 요인이 중첩되며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에 대해서는 “고도화된 기술 시설, 전력 인프라, 금융기관과 유사한 가치 집중 구조가 결합된 새로운 위험 집합체”라며 “보험사는 새로운 축적 위험과 상호의존성을 정교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도영진 현대자동차그룹 고문은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과 사회적 수용성 확보 과제를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를 조망했다.

마지막으로 네벤카 마테네트(Nevenka Mattenet) 하트퍼드 스팀 보일러(Hartford Steam Boiler, HSB) 전략제휴 담당 부사장과 최윤호 홈 커넥티비티 얼라이언스(HCA) 대표이사 겸 의장은 공동 연사로 나서 가전기기 데이터를 활용한 보험 서비스 혁신 사례와 제조업체 간 협력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활용 전략을 설명했다.

행사 마지막에는 네트워킹 나이트(Networking Night)가 진행돼 국내외 보험업계와 유관산업 관계자 간 교류가 이어졌다.

이번 제3회 KIIC는 기후 변화와 보장 공백, 자율주행 상용화, 사이버 리스크, AI 기반 언더라이팅에 이르기까지 보험산업이 직면한 복합적 도전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특히 에이온·맥킨지 등 글로벌 컨설팅·중개 그룹의 전략적 통찰과 현대자동차·라이드플럭스 등 이종 산업 전문기업들의 현장 경험이 한자리에서 교차하며 보험 가치사슬의 재정의 방향을 구체화한 점이 이번 행사의 가장 두드러진 성과로 꼽힌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KIIC는 국내 보험산업과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보험업계와 미래 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대한민국 보험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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