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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의 과실비율 구조보기] 비보호 좌회전 vs 과속 직진차량… 법원 “8:2 책임”

최수영 변호사
최수영 변호사
 최수영의 과실비율 구조보기  비보호 좌회전 vs 과속 직진차량… 법원 “8:2 책임”

최수영의 과실비율 구조보기 비보호 좌회전 vs 과속 직진차량… 법원 “8:2 책임”

■ 사건의 개요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나8615 판결

이 사건은 편도 2차로 도로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시도한 차량과 반대 방면에서 과속으로 직진하던 차량이 충돌한 사고다.

원고 차량은 2023년 8월 경기 남양주시의 편도 2차로 도로 1차로 횡단보도 앞 정지선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했다. 반대 방면 1차로에서는 피고 차량이 빠른 속도로 직진해 오고 있었고, 피고 차량의 앞부분이 원고 차량의 조수석 문짝을 충격했다. 원고는 전손 처리된 차량의 손해액 847만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한 뒤, 피고 차량 보험자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했다.

■ 법원의 판단

법원은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차량 80%, 피고 차량 20%의 과실비율을 유지했다.

법원은 원고 차량이 피고 차량을 먼저 통과시킨 후 좌회전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 시야 장애가 없었는데도 서둘러 좌회전할 이유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원고 차량에 주된 과실이 있다고 봤다.

다만 피고 차량도 제한속도를 크게 초과해 주행했고, 원고 차량이 교차로에 선진입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전방주시와 감속을 게을리했다는 점을 들어 부수적 과실을 인정했다.

■ 판결이유에 대한 의문점

이 판결에서 짚어볼 지점은 비보호 좌회전 차량과 직진 차량 중 어느 쪽이 우선하느냐가 아니다. 비보호 좌회전 차량의 운전자는 반대편에서 접근하는 직진 차량의 속도를 어느 정도까지 예상하면서 좌회전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운전자가 좌회전 여부를 결정할 때는 단순히 상대 차량이 보이는지만 판단하지 않는다. 상대 차량과의 거리와 접근속도, 좌회전에 필요한 시간 등을 순간적으로 가늠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도 피고 차량이 원고 차량의 시야에 들어왔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원고 운전자가 피고 차량의 접근속도를 어느 정도로 인식할 수 있었고, 좌회전을 완료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 합리적이었는지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고 장소의 제한속도는 시속 60km였지만 피고 차량의 속도는 분석자료에 따라 시속 82.8km 또는 110.11km로 분석됐다. 법원도 이를 “매우 빠른 속도”라고 인정했다. 문제는 과속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그 과속이 사고 발생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데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 차량 앞부분이 원고 차량 조수석 문짝 부분을 충격했다. 그렇다면 피고 차량이 제한속도로 주행했더라도 동일한 충돌이 발생했을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제한속도를 지켰다면 원고 차량이 충돌 지점을 벗어난 뒤 피고 차량이 그 지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과속은 단순한 부수적 사정이 아니라 사고 발생 가능성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

■ 판결의 의미와 시사점

이 판결은 비보호 좌회전 사고에서 흔히 말하는 ‘직진 차량 우선’이라는 명제만으로 과실비율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생각하게 한다. 비보호 좌회전 차량에 무거운 주의의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직진 차량이 제한속도를 현저하게 초과했다면 그 과속이 좌회전 차량의 거리와 시간에 대한 판단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실무적으로도 좌회전 차량 측은 단순히 상대방이 과속했다는 사실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좌회전 당시 두 차량 사이의 거리, 직진 차량의 실제 속도, 제한속도로 주행했을 경우 충돌지점까지의 도달시간, 그 사이 좌회전 차량이 교차로를 통과할 수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충돌 부위 역시 이러한 사고경로를 복원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결국 과실비율은 사고가 발생한 뒤 책임의 숫자만 나누는 작업이 아니다. 사고 순간으로 돌아가 두 차량이 어디에서 어떤 속도로 움직였고, 무엇을 인식할 수 있었으며, 어느 지점에서 다른 선택이 가능했는지를 다시 그려보는 작업이다.

최수영

법무법인 정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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