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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금융권, 해외사업 새판 짜기… 인니 지주사·영미권 투자 확대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남동부 그리니치 공원에서 사람들이 카나리 워프(Canary Wharf) 금융·은행·업무 지구를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남동부 그리니치 공원에서 사람들이 카나리 워프(Canary Wharf) 금융·은행·업무 지구를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Des Moines)에 위치한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 본사 ⓒPrincipal Financial Group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Des Moines)에 위치한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 본사 ⓒPrincipal Financial Group
영국 런던의 금융가 시티오브런던에 위치한 로이즈빌딩 ⓒWikimedia
영국 런던의 금융가 시티오브런던에 위치한 로이즈빌딩 ⓒWikimedia
지난 12일 신한인도네시아 금융그룹 출범식 행사에 참석한 (왼쪽부터) 김재민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 김종헌 재인도네시아 한인회장, 도날드 빵가리 인도네시아금융감독청 은행감독국장, 술리스띠오 다르마완 인도네시아금융감독청 금융지주감독국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윤순구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이영직 한-아세안 금융협력센터장, 조명현 신한인도네시아 금융그룹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19. ⓒ신한금융그룹
지난 12일 신한인도네시아 금융그룹 출범식 행사에 참석한 (왼쪽부터) 김재민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 김종헌 재인도네시아 한인회장, 도날드 빵가리 인도네시아금융감독청 은행감독국장, 술리스띠오 다르마완 인도네시아금융감독청 금융지주감독국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윤순구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이영직 한-아세안 금융협력센터장, 조명현 신한인도네시아 금융그룹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19. ⓒ신한금융그룹
지난 1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6 인도네시안 데이 비즈니스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19. ⓒKB국민은행
지난 1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6 인도네시안 데이 비즈니스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19. ⓒKB국민은행
런던의 로이즈재보험(London of Lloyd`s) 건물 내부 모습 ⓒWikimedia
런던의 로이즈재보험(London of Lloyd`s) 건물 내부 모습 ⓒWikimedia

국내 보험사와 금융그룹들이 해외사업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해외 진출 지역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사업의 운영 체계를 정비하거나 전문성을 갖춘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성장 기반을 넓히는 모습이다.

보험사는 영국과 미국에서 전문 보험사·금융회사 지분 투자와 현지법인 설립으로 새로운 사업 역량을 확보하려 한다. 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금융 계열사를 하나의 지배구조 아래 묶어 사업 간 연계와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미국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Principal Financial Group, PFG)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삼성화재는 영국 캐노피우스(Canopius)) 지분 추가 인수 방안을 살피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영국 런던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로이즈(Lloyd's)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금융그룹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이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출범했고, KB금융그룹도 현지 금융 계열사를 관리할 중간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 삼성생명, 미국 PFG 지분 인수 검토… 투자 규모 5조~6조원 거론

삼성생명은 미국 퇴직연금·자산운용그룹 PFG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PFG는 기업 퇴직연금과 자산운용, 보험 사업을 운영하며 미국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인 401(k)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PFG는 기업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계획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며, 개인 가입자에게는 401(k) 계좌와 퇴직 이후 소득 관련 상품을 지원한다. 이번 지분 투자 검토는 삼성생명이 미국 퇴직연금·자산운용 사업 기반에 접근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과정이다.

삼성생명은 PFG 지분 10%대 중반을 확보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으며, 인수 자문사 선정을 위해 주요 투자은행(IB) 등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는 5조~6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PFG의 퇴직연금 운용 경험과 자산운용 역량을 활용해 미국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 삼성화재, 캐노피우스 지분 확대… 영국 특수보험 공동경영 기반

삼성화재는 영국 특수보험사 캐노피우스 지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캐노피우스는 영국 로이즈 시장을 기반으로 기업성보험과 재보험을 취급하는 글로벌 특수보험사다. 해상·항공·에너지 등 전문적인 위험 평가와 인수심사가 필요한 기업 위험을 다룬다.

삼성화재는 2019년과 2020년 투자한 데 이어 2025년 5억7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해 보유 지분을 40.03%로 높였다. 캐노피우스의 2대 주주로서 공동경영 기반을 확보했으며, 추가 지분 인수를 통해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모두 현지 사업 기반과 전문성을 갖춘 금융회사에 투자해 해외시장 접근성을 높이려는 방향이다.

■ KB손보, 런던 법인 설립… 로이즈 특수보험 시장 진출

KB손해보험은 지난 9월 영국 런던에 현지법인 KB Insurance London Limited를 설립했다. 인도네시아·미국·중국에 이어 네 번째 해외 현지법인으로, 로이즈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이다.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영국 로이즈 시장 진출 계획을 승인한 뒤 법인 설립을 진행했다.

KB손해보험은 로이즈에서 활동하는 주요 신디케이트 3곳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디케이트는 보험 위험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조직으로, 로이즈 시장에서는 해상·항공·에너지·사이버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업 위험을 다룬다.

로이즈에서는 보험중개인이 고객과 신디케이트 인수자를 연결하고, 각 신디케이트의 전문 인수심사자가 위험을 평가해 보험 인수 여부와 조건을 결정한다. 따라서 현지 투자는 신디케이트별 전문 위험 인수 역량과 사업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런던법인 설립은 현지 소매보험 판매망을 확대하기보다 국제 특수보험 시장에 접근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신디케이트 투자로 관련 위험을 평가하고 보험을 인수하는 경험을 쌓고, 글로벌 보험중개사와 기업 고객이 모이는 로이즈 시장에서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해외법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업 대상 보험 사업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여러 신디케이트에 투자하면 분야별 위험 인수 경험과 현지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다. 기업 대상 특수보험 접근성도 높아진다.

■ 신한금융, 인도네시아 금융지주 출범… 현지 사업 통합

신한금융은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지주회사인 신한인도네시아 금융그룹 출범을 발표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이 현지 사업지주회사 역할을 겸하는 구조로 전환하면서 은행·카드·증권 사업을 하나의 관리 체계로 묶었다. 앞서 관련 지분 이전을 마무리하고 9월 16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완료했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은 2024년 금융복합기업과 지배회사를 다루는 규정을 마련해 동일한 소유주가 보유하거나 통제하는 금융회사 그룹에 대한 통합 감독을 강화했다. 신한금융의 현지 사업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이 같은 감독 환경에서 계열사의 소유·관리 구조를 정비하는 조치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신한카드와 신한투자증권이 보유하던 현지법인 지분 일부를 인수해 신한인도파이낸스와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의 지분을 각각 50%+1주씩 확보했다. 이를 통해 현지 카드·증권 사업의 지배구조를 정비하고 계열사 간 의사결정을 조정할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 계열사가 각각 관리하던 현지 사업을 은행 중심의 체계로 재구성한 것이다.

현지 금융지주회사 체제 출범에 맞춰 사업 다각화를 위한 현지 기업과의 협력도 이어간다. 신한금융은 출범식 당일 인도네시아 대기업 시나르마스그룹과 기업금융 및 공급망금융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공급망금융은 기업의 구매·납품·대금 결제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현지 계열사를 묶어 관리하는 동시에 기업금융 분야에서 영업 기회를 찾고, 계열사 간 고객 기반과 상품 연계 가능성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 KB금융도 중간지주사 추진, 인니 금융사 관리 일원화

KB금융도 인도네시아 사업의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정보기술(IT) 법인인 KB데이타시스템 인도네시아를 비운영형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해 현지 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모을 계획이다.

지분 이전 대상은 KB뱅크 인도네시아, KB발부리증권, KB인슈어런스인도네시아, KB피난시아멀티파이낸스, 순인도국민베스트파이낸스, KB발부리자산운용 등 6개 금융사다. 각 회사의 영업 조직은 유지하면서 소유·지배 구조를 중간지주회사 아래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계열사 간 협업과 의사결정을 정비하려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8월 5일 OJK의 승인을 받았으며, 승인일로부터 1년 이내에 지분 이전을 마치고 내년 2분기 내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이 현지 은행에 지주회사 기능을 부여한 것과 달리, KB금융은 별도 중간지주회사를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KB국민은행은 지주 체계 전환으로 계열사별 당국 대응과 리스크 관리를 일원화하고, 그룹 차원의 자본 배분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 자회사의 경영 정상화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 업권별 전략 차별화, 투자 이후 ‘수익성 확보’ 관건

이처럼 최근 금융권의 해외사업은 업권별로 서로 다른 방향을 보이고 있다. 보험사는 영국과 미국에서 전문 보험사나 금융회사에 대한 지분 투자, 현지법인 설립 등을 통해 전문성과 국제 사업 역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규제에 대응해 계열사를 통합하고 사업 간 연계를 강화하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해외 거점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기존 사업의 운영 구조와 투자 대상까지 재편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해외 지분 투자는 인수 가격과 자금 조달 비용, 환율 변동, 현지 규제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배구조 통합 이후 계열사 간 협업이 영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금융그룹과 보험사들이 해외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진출 지역과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 통합과 위험 관리, 수익성 검증을 함께 추진해야한다. 이에 따라 해외사업의 외형 확대가 실제 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각 시장의 특성에 맞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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