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보험신문-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공동기획 드론 배송, 책임보험이 관건

한국보험신문-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공동기획 드론 배송, 책임보험이 관건
저고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드론 배송의 안전관리와 책임체계가 중요한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27년까지 무인항공기 책임보험 강제가입 제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나선 것은 드론 산업 확대에 따른 사고 위험과 피해 보상 문제를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올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NFRA), 중국민용항공국(CAAC)은 ‘저고도 보험 고품질 발전 추진에 관한 실시의견’을 발표하고 무인항공기 책임보험 제도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보험 가입 여부를 비행 승인, 운항 관리, 사고 처리 절차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는 드론 산업을 단순한 신성장 분야로만 보지 않고, 안전과 책임을 함께 관리해야 할 영역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드론 배송은 외식 배달, 소매 유통, 의료 검체 운송, 긴급 물자 배송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중국에서는 메이퇀(Meituan)이 선전(Shenzhen), 베이징(Beijing), 상하이(Shanghai), 광저우(Guangzhou) 등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4년 말 기준 53개 노선을 통해 누적 45만건 이상의 배송을 수행했다.
미국에서도 월마트(Walmart)가 윙(Wing)과 협력해 애틀랜타(Atlanta), 샬럿(Charlotte), 휴스턴(Houston)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했고, 2021년 이후 15만건 이상의 배송을 완료했다.
그러나 드론 배송이 일상 서비스로 확대될수록 사고 가능성도 커진다. 도시 저고도 환경에는 고층 건물, 전선, 수목, 악천후, 조류 활동, 전파 간섭 등 다양한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올해 2월 중국 선전 룽화구 관후위안(Guanhuyuan) 인근에서는 순펑(SF Express) 산하 펑이(Phoenix Wings)의 물류 드론이 배송 중 비상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추락 지점이 보행자나 차량이 많은 지역이었다면 재산 피해나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드론 배송의 위험은 기체 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통신망과 경로 설정 시스템, 플랫폼 관제, 원격 모니터링, 착륙 지점 관리가 복합적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경로 설정 오류나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제조사, 플랫폼 운영사, 실제 운항 주체 가운데 누가 어느 범위까지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현재 중국은 ‘무인항공기 비행관리 잠정조례’와 ‘민용 무인항공기 운행안전관리규칙(CCAR-92)’ 등을 통해 실명 등록, 비행구역 관리, 운항 안전, 사업자 자격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알고리즘 오류, 데이터 수집, 제3자 피해 보상, 플랫폼 책임 범위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저고도 보험은 저고도 경제 성장의 핵심 안전장치로 평가된다. 보험은 사고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자 보상과 위험 분산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보험 가입 과정에서 기체 관리, 운항 기록, 안전 기준, 사고 이력 등이 점검되면 시장 전반의 위험 관리 수준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드론 배송 확대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드론이 주거지역, 학교, 병원, 업무시설 상공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영상, 위치정보, 이동 경로 등이 수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고도 경제 제도화는 비행 안전 기준뿐 아니라 데이터 활용 범위와 개인정보 보호 기준까지 포함해야 한다.
저고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과 제도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드론을 더 많이 띄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발생 시 책임을 명확히 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드론 배송이 실험 단계를 넘어 일상 서비스로 자리 잡아가는 만큼, 안전·책임·보험을 포함한 제도적 기반이 산업 성장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궈진이(Guo Jinyi)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글로벌시민협력학 석사과정
정리=이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