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가입자의 체외충격파 치료에 대한 보험금 심사기준이 변경된다는 내용의 보험회사 안내가 발송됐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이 대한의사협회의 ‘근골격계 체외충격파 치료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체외충격파 치료 관련 실손보험금 분쟁조정기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체외에서 충격파를 병변에 가해 통증을 줄이고 조직 회복을 돕는 치료로, 근골격계 질환에 널리 활용돼 왔다. 그러나 실손보험 약관에는 통상 질병이나 상해로 병원에서 치료받은 의료비를 보상한다고 규정돼 있을 뿐, 체외충격파 치료의 대상 질환이나 적정 횟수, 금기증까지 구체적으로 정해 놓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실제 분쟁에서도 소비자는 “가입한 1세대 실손보험 약관에 치료 횟수나 부위·질환에 관한 제한이 없다”고 주장한 반면, 보험회사는 “반복적으로 시행한 치료는 적정성이 인정되기 어렵고, 상해로 파열된 부위에 시행한 체외충격파 치료는 효과성과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과잉진료”라고 맞섰다. 금감원은 이 같은 분쟁을 일관되게 처리하기 위해 의료·법률전문가와 소비자단체 등의 의견을 거쳐 판단기준을 확정했다.
새 기준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치료받은 질환이 체외충격파 치료의 적응증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인정 대상은 ▲어깨관절의 석회성 건염·회전근개 건변증 ▲팔꿈치관절의 외·내측상과염 ▲고관절의 대전자 통증증후군 ▲슬관절의 슬개건염 ▲발목관절의 아킬레스건염 ▲족부의 족저근막염 ▲척추부의 경추·요추부 근막통증증후군 등 7개 부위의 질환이다.
치료 횟수는 원칙적으로 연간 총 12회, 부위당 6회, 주 1회 이내다. 부위당 횟수는 좌우나 진단명이 다르다는 이유로 별도로 계산되지 않으며, 같은 어깨 부위라면 좌우를 합산해 판단한다. 한 번의 치료에서 여러 부위에 체외충격파를 시행하더라도 실손보험에서는 1개 부위에 대한 의료비만 보상하는 것이 원칙이다. 보험회사 안내문에 따르면 연간 횟수는 2026년 7월 1일 이후 최초로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은 날부터 1년간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치료 금지대상인 금기증도 보험금 심사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출혈성 경향이 있거나 항응고 치료로 출혈 위험이 높은 경우, 치료 부위에 종양이나 감염조직이 있는 경우, 임신 중인 경우 등이 해당한다. 급성 골절이나 급성 파열, 18세 미만 환자의 성장판 인접 병변, 금속고정물 주변, 폐조직과 뇌·척수 부위도 치료 금지대상으로 제시됐다.
특히 회전근개 건변증과 회전근개 파열이 서로 다르게 판단될 수 있다. 회전근개 건변증은 적응증에 포함되지만, 급성 회전근개 파열은 금기증에 해당할 수 있다. 아킬레스건 역시 건염은 적응증이지만 급성 파열은 치료 금지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으므로, 단순히 통증 부위만 볼 것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명과 손상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다만 연간 12회를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보험금이 자동으로 거절되는 것은 아니다. 금감원 분쟁조정기준은 중증 질환으로 여러 부위에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등 특수한 사정이 있다면, 연간 치료횟수 등 일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실제 치료 필요성을 고려해 보험금 지급 가능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도록 했다.
따라서 보험회사가 단순히 “연간 12회를 초과했다”거나 “부위당 6회를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금을 거절했다면, 소비자는 구체적인 부지급 사유와 적용한 심사기준을 서면으로 요청할 필요가 있다. 여러 부위에 서로 다른 질환이 발생했거나 수술 후 추가 치료가 필요했다면 진단서, 영상검사 결과, 의사 소견서, 치료 전후의 증상 변화와 기능평가 기록 등을 제출해 재심사를 요구할 수 있다.
반대로 의료기관에서 “실손보험으로 모두 처리된다”는 설명만 듣고 반복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치료 전 정확한 진단명과 치료 부위, 누적 치료 횟수, 금기증 해당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 효과와 계속 치료해야 하는 의학적 이유가 진료기록에 구체적으로 남도록 해야 한다.
이번 기준은 체외충격파 치료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적정 치료와 과잉진료를 구분하고 유사한 보험금 분쟁을 객관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판단기준이다. 결국 보험금 지급 여부는 ‘연간 12회’라는 숫자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가입한 실손보험 약관과 진단명, 치료 부위와 횟수, 금기증 여부, 개별 환자의 특수한 사정을 함께 살펴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