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와 손해보험사(손보사)의 소비자 민원이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보사는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민원이 크게 늘었다. 다만 2분기 민원 건수는 소폭 줄어 증가세가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지난 6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보사 전체 민원 건수는 975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942건보다 22.8% 증가했다. 손보사 민원도 1만9359건에서 2만2001건으로 13.6% 늘었다.
■ 생보 민원 증가, 보장성보험이 주도
생보사의 상품별 민원 건수를 살펴보면 보장성보험에 민원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장성보험은 지난해 상반기 2817건에서 올해 4281건으로 52.0% 급증했다. 종신보험은 3305건에서 3514건으로 6.3%, 연금보험은 501건에서 528건으로 5.4% 증가했다.
반면 변액보험 민원은 815건에서 779건으로 4.4% 감소했고 저축보험도 119건에서 112건으로 5.9% 줄었다.
생보업계에서는 치매·간병·질병보험 등 건강보험 판매가 확대되면서 민원 발생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보험은 여러 특약을 조합해 보장 범위와 지급 조건을 세분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자신이 가입한 담보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거나 예상한 보장과 실제 약관상 지급 기준 사이에 차이가 발생해 민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치매보험과 간병보험 관련 민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치매보험은 진단 사실만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상품별로 정한 임상치매평가척도(CDR) 점수 등을 충족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점수에 따라 특약별 보장 범위가 세분화돼 있어 치매 진단을 받고도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는 민원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간병보험 역시 병원 종류와 간병 방식, 이용 기간 등 약관에서 정한 조건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상품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생보사의 2분기 전체 민원은 4862건으로 1분기 4888건보다 0.5% 감소했다. 다만 보장성보험 민원은 2092건에서 2189건으로 4.6% 늘어 증가세가 이어졌다.
■ 손보 전 상품군 증가… 2분기는 소폭 감소
손보사는 상반기 모든 상품군에서 민원이 증가했다. 일반보험은 지난해 상반기 1240건에서 올해 1858건으로 49.8%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장기저축성보험은 21.7%, 자동차보험은 11.9%, 장기보장성보험은 11.3% 증가했다.
다만 2분기 전체 민원 건수는 1만893건으로 1분기 1만1108건보다 1.9% 감소했다. 일반보험은 977건에서 881건으로 9.8%, 자동차보험은 2990건에서 2786건으로 6.8% 줄었다.
장기보장성보험은 6847건에서 6849건으로 사실상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장기저축성보험은 50건에서 79건으로 58.0% 늘었지만 절대 건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손보업계에서는 분기별 민원 증감을 하나의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사고나 야외 활동 등 계절적 요인에 따라 보험금 청구가 집중되는 시기가 다르며, 그에 따라 민원 건수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도 민원 변동에 영향을 미친 요인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 사용이 확산된 시기와 민원 증가 시점이 맞물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서 민원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가 2분기 감소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민원 건수 자체의 증감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상품의 복잡성과 AI를 활용한 반복적·부정확한 민원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