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과 국세청이 고액·악성 체납자를 겨냥한 첫 합동수색을 전격 실시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두 기관은 지난 7월 23일 관세와 국세를 동시에 체납한 16명을 대상으로 합동수색을 벌여 현금과 수표 10억원, 명품가방 등 사치품을 포함해 총 13억원 상당의 은닉재산을 압류했다.
또한 체납자로부터 월 1,500만원씩 분납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등 실질적인 징수 성과도 올렸다.
이번 합동수색은 정부의 범정부 협업 기조에 맞춰 관세청과 국세청이 체납추적 역량과 은닉재산 정보를 긴밀히 연계하면서 추진됐다.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고의로 세금을 내지 않고 호화생활을 누리는 고액·악성 체납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양 기관은 먼저 국세청이 보유한 체납자의 재산은닉 실태, 호화생활 여부, 실 거주지 분석 자료와 관세청의 통관고유부호 등록 주소지 등 핵심 정보를 교환했다. 이후 각 세관과 지방국세청에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고 잠복·탐문을 통해 수색 대상자와 장소를 확정한 뒤, 10명 내외로 구성된 합동수색반 8개를 편성해 현장에 투입했다.
합동수색의 주요 사례를 보면 체납자의 은닉 수법이 다양했음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사례에서 체납자 A씨는 전자담배 무역업을 하면서 액상형 전자담배 원재료 허위표시로 부과된 개별소비세 등과 매출 과소신고로 인한 부가가치세 등 국세 수억원을 체납했다. 그는 자신의 부친 명의로 계속 사업을 운영하면서도 체납세금은 납부하지 않았다.
합동수색반이 현장을 찾아가자 체납자의 어머니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2시간 동안 대치하다가 경찰 입회 하에 강제로 문을 열고 수색에 들어갔다. 안방에 있던 여행용 캐리어를 발견했지만 체납자 측이 잠금장치 해제를 거부해 미개봉 상태로 점유·압류했고, 이후 강제 개봉해 내부에 숨겨진 현금 5.4억원, 수표 4.8억원 등 총 10.2억원을 압류했다.
두 번째 사례는 수년간 보험모집 수입금액을 과소신고하고 토지 양도소득을 무신고해 국세·관세 수억원을 체납한 B씨다.
B씨는 고액의 소득이 있었음에도 세금은 내지 않은 채 최근 5년간 127차례 해외출국을 하는 등 호화생활을 즐겼다. 합동수색반은 경기도 화성시 아파트 주차장에 집결해 체납자 차량이 주차된 것을 확인하고 수색에 나섰다.
캐리어 가방에 숨긴 명품가방 5점, 명품팔찌 1점, 시계 8개 등을 찾아 현장 압류했고, 수색 과정에서 발견한 5억원 상당의 차용증 15매도 채권 증서로 점유·압류해 추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세 번째 사례는 자동차 부품 금형 제조업을 운영하는 C씨로, 장기간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등 국세·관세 23건을 체납했다. 생활실태 조사 결과 주소지가 아닌 이혼한 배우자의 대형 아파트(58평)에 실제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돼 위장이혼을 통한 강제징수 회피 혐의가 의심됐다.
합동수색반은 전 배우자 주소지를 수색 장소로 선정하고 현장에 도착했지만, 전 배우자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경찰 입회 하에 강제개문을 시도하던 중 결국 문을 열어 수색에 성공했다. 전 배우자가 패물 등 소유권을 주장하는 가운데, 거실 장식장에 진열된 고급 양주 10여 병과 개인금고에 보관된 현금 9백만원, 금반지, 명품 벨트 등 총 2,600만원 상당을 압류했다.
이번 합동수색은 양 기관이 정보분석 기법과 현장수색 노하우를 직접 공유하며 이뤄낸 첫 협업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영난을 핑계로 호화생활을 영위하는 고액·악성 체납자에게 부처 간 공조가 효과적인 제재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관세청과 국세청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관세·국세 동시 체납자에 대한 은닉재산·생활실태 정보교환을 정례화하고, 공동 대응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