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사교육을 일찍 시작할수록 효과가 클까? 교육부와 육아정책연구소가 이에 대한 과학적 답을 제시했다.
교육부(장관 최교진)와 육아정책연구소(소장 황옥경)는 '영유아 사교육'을 주제로 한 '육아정책포럼' 통권 제88호(2026년 여름호)를 발간했다.
이 포럼에는 뇌 발달, 인지과학, 정서·행동, 유아교육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조기 선행학습이 영유아의 발달과 배움에 미치는 영향과 한계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한 것은 '몇 살에 시작했는지'보다 '아이가 어떻게 배우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보호자가 과장된 광고나 막연한 불안에 흔들리지 않고, 아이의 발달 상태와 흥미, 정서적 신호, 배움의 방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올바른 교육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신뢰할 만한 정보를 담았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양동화)는 뇌가 경험에 민감하다는 것이 조기 교과 학습의 필요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관계와 놀이, 수면, 신체활동, 대화 등 발달단계에 맞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영유아아동정신건강학회(박성옥)는 조기 학습과 성취 압박이 정서·행동의 어려움과 관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로, 짜증, 수면 문제, 놀이 흥미 감소 등 아이가 보내는 부담 신호를 살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인지과학회(유제광)는 학습 효과가 학습량보다 경험의 다양성과 배우는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답의 반복보다 대화, 놀이, 탐색을 통한 배움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성주의유아교육학회(박건령)은 놀이와 학습이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이가 주도하는 놀이에 교사의 적절한 지원이 더해질 때 자기조절, 협력, 문제해결력 등 학습의 기초역량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보호자들의 주요 궁금증에 대한 전문가 답변도 제공한다.
'일찍 가르칠수록 뇌 발달에 더 좋다'는 생각에 대해 전문가들은 영유아기의 뇌가 선행학습보다 안정적인 관계, 대화, 놀이, 수면을 통해 실행 기능과 정서·인지의 기초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어려서부터 앉아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질문에는 학습을 지속하는 힘이 자기 주도적인 놀이에 몰입하는 경험, 또래와의 협력, 충분한 수면 등을 통해 발달한다고 답했다.
'반복적인 학습은 일찍 할수록 효과적이다'라는 궁금증에 대해서는 반복이 익숙한 문제를 푸는 데 효과적이지만, 영유아기에는 같은 답의 반복보다 다양한 맥락에서 비교하고 변형하며 다시 시도하는 놀이 과정에서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놀이와 학습은 서로 다르다'는 생각에 대해서는 놀이가 학습의 반대가 아니라 영유아가 배우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번 포럼을 육아정책연구소 누리집에 게시하고 관련 부처, 국회, 연구기관 등 총 3,255곳에 배포할 계획이다. 또한 주요 내용을 카드뉴스, 짧은 영상, 질문·답변 자료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제작해 확산할 예정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영유아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남보다 먼저 배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충분히 놀고 몸을 움직이며 스스로 질문하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