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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RNA Analytics] 정교한 프라이싱이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든다 ② 주주 관점 프라이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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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제도의 변화는 기업 내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2023년 새 보험회계 국제기준(IFRS17)의 전면 도입 이후 보험사들은 보험계약마진(CSM) 지표를 중시하게 됐고, 이는 프라이싱(Pricing)에도 영향을 미쳐 보험사들이 신계약 CSM 마진을 프라이싱 의사결정의 지표로 삼게 됐다. 이는 상품 의사결정의 기준이 판매 물량 위주에서 이익 관점으로 전환된 것이라 큰 틀에서 바람직한 방향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품 수익성 분석이 개별 상품 단위 CSM 마진 테스트에만 천착된 경향은 아쉽다. CSM 마진은 주주 이익 관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IFRS17에서의 CSM은 회계기준에 따라 보험계약 수준에서 미래 보험서비스 제공의 대가로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를 집계하는 것으로, 엄밀한 의미로 주주에게 귀속되는 실제 경제적 가치를 온전하게 반영하는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프라이싱 의사결정은 상품 판매를 통해 주주에게 돌아오는 이익의 관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CSM 마진만을 프라이싱 의사결정 지표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데, 주주 이익 관점에서 고려해야 하는 비용이 간과될 위험이 있고, 반대로 상품 판매를 통한 주주 이익 창출의 가능성을 간과해 기회를 놓치는 안타까운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CSM은 주주 관점을 온전히 반영하기에는 불충분한 지표이다.

첫째, CSM은 계약의 보험서비스 제공에 대한 직접 이익만을 산출하므로, 거수보험료의 투자를 통해 현실에서 기대되는 수익은 제외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 저축성 보험 및 장기 생명보험 상품에서 투자수익은 중요한 수익원이다. CSM 지표에만 국한하지 않고 상품이 가져올 투자수익의 기회까지 함께 검토해 판단할 때,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주 이익 관점에 부합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둘째, CSM은 계약 수준에 직접 귀속되는 비용만을 고려하므로, 회사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공통비 및 세금이 제외돼 있으며 특히 주주 입장에서 중요한 규제자본 비용에 대한 고려가 빠져 있다. CSM 마진이 양호하더라도 요구자본이 높은 상품이면 오히려 회사의 자본비율을 낮추거나 심한 경우 주주의 추가자본 투입을 초래할 수도 있다. 반대로 CSM 마진이 다소 낮을지라도 자본 요구량이 낮은 상품이라면, 자본효율성 관점에서 볼 때 오히려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요컨대 주주 이익 관점에서는 자본효율성 관점의 평가가 중요하나, CSM은 이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정리하자면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 운영에 수반되는 모든 비용과 자본비용을 감당하고 법인세까지 고려한 이후의 ‘배당가능이익(Distributable Earning)’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고, 상품 및 프라이싱에 대한 판단도 이 관점에 입각해야 최적의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셋째, CSM은 회계기준과 감독 기준으로 명시된 엄격한 가정 및 방법론에 따라 산출하는 지표로, 가정 및 산출방법에 회사의 자율적인 판단의 적용이 제한된다. 또한 평가방법론은 위험중립(Risk Neutral, RN) 기준을 채택해, 평가 시점의 시장가격 정보에 기반하고 자산운용 초과수익 등 미래에 대한 관점을 배제한다. CSM은 재무보고용 회계지표로서, 대외공시 공공목적의 취지상 비교가능성과 신뢰성이 중시된 지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상 제약으로 인해 회계기준에 따른 재무지표가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 반면 회사의 경영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관리지표에는 경영진의 미래에 대한 관점과 경영전략의 예상 효과를 반영해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즉, CSM은 보험서비스이익만을 반영하여 투자이익의 기회를 반영하지 않고 자본비용 효과까지 고려하는 배당가능이익 관점과 다르며, 회계목적 지표로서 경영진의 미래 예상과 전략 효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주 관점의 프라이싱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지표로서 한계점을 갖는다.

사실 주주이익 관점은 IFRS17 이전에도 보험사 가치 평가에 사용된 전통적 내재가치(Traditional Embedded Value, TEV) 방법론에 근거한 신계약가치(Value of New Business, VNB)에 오히려 더 잘 반영돼 있다. 전통적 VNB는 주주 관점의 배당가능이익의 현가를 평가하고 이때 수익률 및 할인율, 기타 제 가정의 미래에 대한 관점을 적용할 수 있다. 산출에 주관성이 크다는 점에서 회계 공시 지표로서는 부적합할 수 있으나, 기업 내 경영의사결정을 위한 분석 목적으로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IFRS17과 지급여력(K-ICS)제도 환경에서 TEV 방법론에 근거한 전통적 VNB를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고, 현행 제도의 요건에 맞도록 조정이 필요하다. 현행 제도에 부합되게 추정의 매 미래시점 준비금 및 요구 자본량, 보험계약의 내재옵션·보증 비용을 산출하고 반영해야 하는데, 이는 ‘중첩 시나리오(Nested Scenario)’ 모델링이라는 방식을 통해 구현이 가능하다. 중첩 시나리오 모델링 방법론에 대해서는 본 시리즈의 다음 회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IFRS17 제도하 대외적으로 공시되는 CSM 지표가 중요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는 주주 관점 의사결정의 주된 드라이버이기보다는 관리해야 하는 제약조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주주 관점의 최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배당가능이익 기준으로 검토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프라이싱 분석 및 의사결정 역시 배당가능이익 평가 및 경영진 관점을 반영한 지표를 중심에 놓고 검토돼야 한다.

보험상품 개발과 계리, 재무, 자본관리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보험산업 전문가이다. 다국적 보험사에서 계리, 상품개발, 마케팅 등 핵심 기능을 총괄했으며, 최근 푸본현대생명 상품마케팅실장으로 상품 및 마케팅 조직을 구축·운영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석사, 한국보험계리사회 정회원(FIAK)·미국보험계리사회 정회원(FSA)·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김지현

RNA Analytics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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