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연수원이 추진 중인 교육 인공지능(AI) 합작투자 사업을 두고 금융위원회와 이견이 발생했다.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하 원장은 간담회에서 보험연수원의 교육 AI 합작투자가 금융위의 반대로 좌초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AI 창업과 투자를 장려해야 할 금융당국이 오히려 혁신을 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연수원은 AI 세일즈 코치, AI 시험 출제 시스템, AI LXP(개인 맞춤형 학습경험 플랫폼) 등 교육 AI 솔루션 3종을 개발해 사업화하기 위한 합작투자를 추진 중이다.
합작법인의 출자 규모는 총 25억원이다. 보험연수원이 10억원, 대만 위즈덤가든이 10억원, 싱가포르 X402랩스가 5억원을 각각 출자하는 구조다. 보험연수원은 오는 7일 이사회에서 AI 신사업 투자와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하 원장에 따르면 금융위는 보험연수원이 비영리법인이라는 점을 들어 영리법인 성격의 AI 합작법인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하 원장은 학교와 병원도 비영리법인이지만 설립 목적과 관련된 범위에서 창업과 자회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보험연수원의 AI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연수원은 합작투자의 법적 적법성도 검토했다는 입장이다. 하 원장은 대법원 판례와 법무부 유권해석, 전문 법무법인 자문 등을 통해 적법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하 원장은 금융위가 공식 문서가 아닌 유선으로 입장을 전달한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연수원은 공문으로 질의하지만 금융위는 공문으로 답하지 않는다며 공식적인 문서 답변을 요구했다.
사무금융노조는 하 원장의 사업 추진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반박했다. 노조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하 원장이 이사회 승인 없이 법인 등기와 사무실 임대차 계약, 자본금 납입, 대표이사 내정까지 마쳤다고 주장했다. 이는 의결권을 무력화하고 이사의 충실의무를 위반한 행위로, 손해 발생 시 업무상 배임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생명·손해보험협회를 비롯한 다수 이사사와 연수협의회 실무진도 사업성과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반대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보험연수원이 보험업계 공동의 자산인 만큼 설립 목적과 운영 원칙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에 이번 사안의 절차 위반 여부와 공공성 훼손 여부를 감독할 것을 촉구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도 사업 추진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노조는 오는 7일 이사회에서 AI 합작투자와 추가경정예산안을 부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