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해 바이오와 방산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6월 25일 열린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혁신적 바이오 신약 개발 기업과 대표 방산 수출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승인된 안건은 두 가지다. 먼저 국내 대표 ADC(항체-약물 접합체) 개발 바이오기업인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에 5000억원을 직접 지분 투자한다. 둘째로 천궁-Ⅱ와 L-SAM 등 다층 방어무기체계를 개발·생산하는 LIG D&A가 발행할 우선주 5000억원을 인수하기 위한 프로젝트펀드 출자를 승인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4월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에서 발표한 '2차 메가프로젝트'의 후속 조치다. 2차 메가프로젝트는 차세대 바이오·백신 설비구축, OLED 초격차 확보, 미래모빌리티·방산 지원, 소버린 AI 생태계 확장 등 6개 분야에 걸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승인된 두 건을 포함해 국민성장펀드의 누적 승인·결성 완료 금액은 총 14조6000억원(21건)에 달하며, 올해 1~6월 기준 지방 투자 비중은 46.4%를 기록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ADC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거쳐 최종 제품화에 이르는 데 필요한 자금 5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중 2500억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이 지원하고, 나머지 2500억원은 회사 대주주와 국내 기관투자자가 투자한다. 투자 방식은 전환사채 1700억원과 전환우선주 3300억원으로 구성된다.
ADC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에 강력한 항암제를 접합해 특정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전통적 항암제의 한계였던 전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공격할 수 있어 글로벌 신약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리가켐바이오는 2015년 유방암 치료제를 첫 기술이전한 이후 글로벌 빅파마 등에 총 15건의 기술을 이전해 9조6000억원의 수출 성과를 냈다. 특히 세계 ADC 산업의 발전과 혁신을 기념하는 World ADC Awards를 7년 연속 수상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리가켐바이오는 다양한 항체와 약물을 접합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8건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유방암 치료제는 임상 3상 단계에 있으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후기 임상과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위해 국민성장펀드에 자금을 신청했다. 이번 투자는 공공자금과 민간 자금이 함께 대규모 장기 인내자본을 공급함으로써 유망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K-바이오의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리가켐바이오는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인 대전 유성구의 주요 선도기업으로, 지역 일자리 창출과 산학협력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LIG D&A에 대한 투자는 방산 수출 확대와 안보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젝트펀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LIG D&A가 신규 발행 예정인 우선주 5000억원을 첨단전략산업기금과 민간 금융권이 인수하는 구조다. 민간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와 디인베스트먼트가 이 펀드를 운용하며, 첨단전략산업기금의 출자를 마중물 삼아 민간 자금을 추가로 조달할 계획이다.
LIG D&A는 이번 우선주 발행에 더해 향후 5년간 2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조달한 자금으로 경북 구미와 김천에 있는 통합 방공망체계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우주·무인화 분야 등 첨단기술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한다. 또한 수출 이후 지속적인 매출 구조 확보를 위해 국내외 후속군수지원(MRO) 센터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안보와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안보적 측면에서 L-SAM과 천궁-Ⅱ 생산시설을 확충함으로써 고고도부터 중고도를 아우르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L-SAM은 항공기와 탄도탄을 동시에 요격하는 복합 대응 능력을 갖췄고, 천궁-Ⅱ는 콜드런칭 방식을 통해 전방위 표적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신속성을 갖추고 있다.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두 체계의 양산 기반 확충은 다층 요격망을 뒷받침함으로써 우리나라 안보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해외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천궁-Ⅱ는 이미 UAE에 배치돼 높은 요격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구미·김천 지역의 양산시설 증축과 설비투자 확대로 지역 일자리 창출과 방산 밸류체인 전반의 생태계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LIG D&A는 이번 증자를 계기로 무역보험공사와 함께 1600억원 규모의 협력사 특례 수출보증프로그램을 추진하고, 협력업체에 보안시설 환경 및 컨설팅을 제공하는 상생협력기금 50억원도 출연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의 이번 투자는 글로벌 기술력을 가진 기업에 대규모 장기 인내자본을 공급해 R&D 성과가 상업화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고, K-바이오와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첨단 AI 기반 무인화·자율체계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방산 4대 강국 도약을 위한 K-방산의 성장세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성장펀드는 앞으로도 바이오, 방산, AI, 반도체, 에너지 인프라 등 국가 전략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승인된 14조6000억원 외에도 2차 메가프로젝트의 나머지 과제들에 대한 투자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