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검정콩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재래종 서리태의 단점을 보완하고 기능성까지 갖춘 신품종이 등장하면서 국산 콩 산업의 활로가 열리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논 재배와 기계수확이 가능한 기능성 검정콩 품종 '청자5호'와 '소만'을 보급해 국산 콩 소비 기반을 확대하고 신수요를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재래 검정콩인 서리태는 껍질에 안토시아닌 등 기능성 성분이 풍부하고 특유의 맛과 식감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수량성이 낮고 쓰러짐에 약해 대규모 재배와 기계수확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 기능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부족하고 산업화 기반도 약해 주로 혼반용 원물로만 소비돼 왔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기계수확이 가능한 검정콩 품종 개발과 함께 기능성에 대한 과학적 구명 연구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물이 바로 '청자5호'와 '소만'이다.
'청자5호'는 재래 서리태의 생산성과 재배상 단점을 개선한 품종이다. 수량성이 높고 기계수확에 적합해 논에서도 안정적인 대규모 재배가 가능하다. 실제로 재래 서리태의 수량이 10아르(a)당 약 200kg인 데 비해 '청자5호'는 343kg으로 70%나 높다. 콤바인 수확 적응성도 뛰어나 국산 검정콩 원료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소만'은 기존 콩 품종 가운데 항산화 성분 함량이 가장 높다. 이소플라본과 안토시아닌 함량이 서리태보다 높아 돌봄식(케어푸드), 식물성 음료, 건강 소재 등 기능성 중심의 신시장 창출에 적합한 품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들 품종의 기능성을 동물실험으로 검증했다. 연구 결과, '청자5호'는 비만과 대사증후군 관련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대조구에 비해 체중은 35%, 체지방률은 54%, 중성지방은 31%, 총 콜레스테롤은 34% 각각 감소했으며, 공복혈당도 47% 줄어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소만'은 종양 성장 억제 효과가 입증됐는데, 대조구에 비해 종양 부피와 무게가 각각 72.3%, 64.7% 적었다. 해당 연구 성과는 산업재산권으로 출원됐다.
'청자5호'는 현장 수요 증가에 힘입어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재배 면적은 2020년 314헥타르(ha)에서 2025년 3,703헥타르로 12배 증가했다. 생산액은 107억 원에서 1,270억 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가공식품 산업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청자5호'를 활용한 두유, 된장, 제과류 등 생산 제품이 2023년 6종에서 2025년 20종 이상으로 늘었다. 이 품종을 전면 도입한 한 두유 업체의 경우, 판매량이 2020년 20만 봉에서 2024년 550만 봉으로 급증해 매출 상승과 시장 창출 효과를 거두었다.
한편, '소만'도 기능성 소재로서 산업체 관심이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보급 확대와 산업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산업체 연계 현장실증 사업을 통해 '소만'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낫토, 두유, 콩기름, 선식 등 다양한 가공 제품화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청자5호'와 '소만'의 재배면적 확대와 가공 제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산 검정콩의 안정 생산과 소비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고단백, 비린내 저감 등 식품 소재에 적합한 콩 품종을 개발해 식물성 단백질과 고령친화식품 등 미래 식품산업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농촌진흥청 밭작물개발과 고종민 과장은 "논 재배를 중심으로 한 국내산 콩 생산 증가에 대응해 소비 확대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재래 서리태의 재배 한계를 극복하고 기계수확에 적합한 검정콩 품종은 국산 콩 생산 기반 확대와 고부가 산업 창출을 동시에 이끌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품종별 특성에 맞춘 산업화 전략을 수립·추진해 국산 콩 수요 창출과 고부가 신산업 육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