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재활원(원장 김동아)은 지난 6월 25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서울 강북구 국립재활원 나래관 중강당에서 '돌봄로봇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인공지능(AI) 돌봄로봇을 시설과 지역사회 돌봄 현장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학계와 현장 전문가, 정책 담당자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우리나라는 이미 2024년에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급속한 고령화로 돌봄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로봇 기술을 활용한 돌봄 서비스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국립재활원은 2023년부터 이동, 목욕, 배설, 근력 보조, 모니터링, 이승(환자를 들어 옮기는 작업), 욕창 예방과 자세 변환, 식사, 의사소통 등 9개 분야의 돌봄로봇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돌봄로봇은 돌봄을 받는 사람이 스스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돌봄 제공자의 신체적·심리적 부담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이러한 돌봄로봇의 연구 현황, 현장 적용 사례, 정책 방향을 종합적으로 조망하는 자리였다.
심포지엄은 모두 3개 세션과 패널 토의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세션('돌봄로봇 연구현황')에서는 최근 연구 동향과 경제적 효과, 돌봄로봇 제공 방안이 논의됐다. 국립재활원 송원경 재활보조기술연구과장이 수요자 중심 돌봄로봇 및 서비스 실증 연구개발 사업 현황을 발표했고, 한양대학교 신현상 교수가 돌봄로봇의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분석했다. 이어 신용순 교수(한양대학교 간호학과)가 돌봄 부담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돌봄로봇 제공 방안을 제시했으며, 신혜리 교수(경희대학교 노인학과)는 장기요양시설 중심의 돌봄로봇 서비스모델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두 번째 세션('현장에서 원하는 돌봄로봇의 역할과 적용사례')에서는 실제 돌봄 현장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오동식 밝은언덕요양원장은 요양시설의 야간 안전관리를 위한 AI 기반 자율 패트롤로봇 시스템을 소개했다. 정영만 (사)햇살드림 사무처장은 중증 재가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돌봄로봇의 현장 요구와 적용 방향을 발표했다. 이진복 교수(한서대학교 의료재활학과)는 중증장애인, 특히 척수장애인을 중심으로 공공·민간 연계 돌봄로봇 활용 서비스모델 개발과 적용 사례를 연구 결과와 함께 제시했다. 임수경 보아스골든케어 원장은 요양원에서 실제 돌봄로봇을 활용한 경험을 공유했으며, 박용금 광주광역시 서구청 돌봄정책과장은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례를 소개했다.
세 번째 세션('돌봄로봇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적 방향과 민간 돌봄 사업 현황')에서는 정책과 제도 방향이 논의됐다. 서민수 보건복지부 복지돌봄인공지능정책과장은 돌봄로봇의 현장 확산을 위한 정책 과제와 제도적 방향을 발표했다. 강보라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연구위원은 장기요양현장에서 돌봄 기술 제품의 실증과 스마트케어 기술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조용범 KB골든라이프케어 대표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민간 돌봄 사업과 돌봄로봇 도입 전략을 소개했다.
모든 세션이 끝난 후에는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대한간호사협회 노인간호사회 이영란 이사, 주식회사 희원빌 황현숙 대표, (사)한국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부모회 이정욱 회장과 앞선 세션 발표자들이 참여해 정책부터 현장까지 AI 돌봄로봇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돌봄로봇 정책, 임상, 산업 분야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교류와 협력의 기회를 제공했다. 심포지엄 시작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는 스마트돌봄스페이스 개방 행사가 운영됐다. 스마트돌봄스페이스는 돌봄로봇 전시 및 체험, 돌봄 부담 분석과 사용성 검증 등이 가능한 시범 주거공간으로, 참석자들이 직접 돌봄로봇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였다.
국립재활원 김동아 원장은 "이번 돌봄로봇 정책 심포지엄이 AI 돌봄로봇의 돌봄 현장 정착을 앞당기고 관련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재활원은 현재 개발 중인 수요자 중심 돌봄로봇 예시도 공개했다. 이동 보조 로봇(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은 100mm 단차를 극복하며 실내 이동을 돕고, 목욕 보조 로봇(㈜대원인물)은 캡슐형 샤워체어 형태다. 배설 보조 로봇(㈜하이제라네트웍스)은 소변 처리를 지원하며, 유연 착용형 근력 보조 로봇(아주대학교)은 내장 의복형으로 거동을 보조한다. 모니터링 로봇(㈜로보케어)은 돌봄로봇 통합형 관제 시스템을, 이승 보조 로봇(㈜네오에이블)은 협소공간에서의 이승과 자세 변환을 담당한다. 욕창 예방 및 자세 변환 로봇(㈜리눅)은 엣지컴퓨팅 기반 초저소음형이며, 식사 보조 로봇(㈜엔티로봇)은 휴대가 편리한 모듈 조합형이다. 마지막으로 의사소통 지원 로봇(㈜효돌)은 생활밀착형 인공지능 돌봄로봇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초고령사회의 간병 부담을 기술 혁신으로 해결하려는 정부와 현장의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앞으로 돌봄로봇이 실제 돌봄 현장에 안착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제도적 지원, 현장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