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상공인을 위한 대표적인 정책금융 수단인 지역신용보증제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친다. 20여 년 만에 전면 개편에 나선 것으로, 보증 책임성을 강화하고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취약 소상공인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균형적인 정책을 내놨다.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는 지난 6월 19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한 보증지원체계 구축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역신용보증제도가 전국적으로 자리 잡은 지 20여 년이 지나면서 드러난 미비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역신용보증제도는 우리나라 소상공인 약 130만 명(전체의 약 17%)이 이용하는 핵심 금융지원 수단이다. 코로나19 위기 등 국가적 어려움 속에서 소상공인의 생업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대위변제율이 크게 증가하면서 재보증제도의 건전성이 악화되는 등 제도 전반의 안정성이 흔들렸다. 실제 대위변제율은 2021년 1.01%에서 2023년 3.87%로 치솟았고, 2024년에는 5.66%까지 올랐다가 2025년 5.07%, 2026년 4월 기준 4.59%로 소폭 내려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2025년 말 5.07%인 대위변제율을 2030년 말까지 3.2% 수준으로 안정화하고, 전체 보증공급에서 비수도권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세 가지 전략을 내세웠다.
첫 번째 전략은 보증제도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 것이다. 우선 보증비율이 100%인 전액보증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이 자체 재원을 마련해 보증할 경우 재보증 없이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한다. 보증심사체계도 고도화한다. 재무·신용도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상권정보 등 비금융 정보로 심사 항목을 다양화하고, 17개 지역신보를 대상으로 한 보증사업 평가에도 질적 지표를 보강한다. 또 보증해지 지연에 따른 신규 보증 차질과 과도한 상환기간 설정 문제도 개선한다. 상환이 완료된 대출은 신속히 보증해지할 수 있도록 통지기간을 정비하고, 대위변제 후 상환 시 최대 허용 기간을 제한한다.
특히 재보증제도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현행 50% 이상인 재보증 비율을 30%로 낮춘다. 다만 중저신용자 보증에 대해서는 50~60% 수준의 재보증 비율을 유지해 보증이 위축되지 않도록 한다. 재보증 한도를 설정할 때 보증계획의 적절성을 검토하는 심의절차를 새로 도입하고, 재보증이 수반되는 보증에 대한 점검 체계도 마련한다.
두 번째 전략은 소상공인의 재도약을 돕기 위해 부실채권을 신속히 정리하고 취약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것이다. 회수 가능성이 없는 채권은 소각 및 상각 요건을 완화하고 승인 절차를 간소화해 2030년까지 2조2000억 원 규모를 정리할 계획이다. 공공정보등록이 해제된 소각기업에 대해서는 신규 보증을 허용하는 등 기존 채무 미변제자에 대한 보증 제한도 완화한다. 위기 징후가 있는 소상공인은 조기에 포착해 필요한 정부 정책과 선제적으로 연계 지원한다. 간접재해피해 소상공인을 위한 특례보증을 신설하고, 신용 취약 소상공인과 인구감소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700억 원 규모의 특례보증도 공급한다.
세 번째 전략은 지역·상권 기반 보증을 활성화하고 소상공인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다. 지역신보별로 지방정부와 협업해 발굴한 우수 보증을 공모하고, 재보증 조건 등을 우대하는 특례보증을 신설해 2030년까지 2조 원 규모로 공급한다. 기존 개별 소상공인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상권 내 소상공인의 공동 성장을 돕는 '상권 성장지원 특례보증'도 새로 만든다. 성장형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최대 보증한도 8억 원 제한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가형 소상공인 보증 등 기존 프로그램의 신청·심사 요건을 소상공인 수요에 맞춰 정비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의 정책과제를 올해 하반기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지역신용보증재단법' 관련 입법과제는 연말까지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을 통해 지역신용보증제도의 안정적 운용 기반을 공고히 하고, 소상공인의 보증 수요에 맞춘 적절한 금융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