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받는 어르신들이 일을 해도 연금이 줄어들지 않게 된다. 정부는 소득이 있는 경우 노령연금 일부를 깎던 감액 제도를 대폭 개선해 2026년 6월 17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제도 도입 당시부터 적정한 노후 소득 보장과 기금 재정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정 소득 이상을 버는 수급자에게 연금을 감액해왔다. 하지만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의료비와 생활비 부담이 커졌고, 어르신들이 계속 일하고 싶어 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강해졌다. 이에 정부는 국정과제 90-2번으로 '일하는 경우 국민연금이 감액되는 소득 기준 향상'을 포함하고, 처음으로 감액 기준을 올리기로 했다.
개정된 국민연금법에 따르면, 노령연금이 감액되는 소득 기준이 기존 319만 원에서 519만 원으로 200만 원 상향된다. 즉, 월 소득이 519만 원(전체 가입자 평균소득인 A값 319만 원에 200만 원을 더한 금액)을 넘지 않으면 연금이 전혀 깎이지 않는다. 기존에는 소득이 A값(2026년 기준 319만 3,511원)만 넘어도 최대 15만 원까지 감액됐으나, 이제는 A값+200만 원 미만 구간이 감액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예를 들어 64세 A씨가 월 소득 410만 원을 벌 경우, 종전에는 A값을 초과하는 91만 원의 5%인 4만 5,500원이 연금에서 깎였지만, 앞으로는 감액 없이 전액을 받게 된다. 감액 구간은 기존 5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돼, 소득이 519만 원 이상인 경우에만 3~5구간에 해당하는 감액이 적용된다.
이번 제도 개선은 2025년 귀속 소득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이미 국세청 과세자료가 확정된 2025년도 소득이 508만 9,062원(2025년 A값 308만 9,062원+200만 원) 미만이면 연금이 감액되지 않아야 했는데, 만약 그동안 감액이 이뤄졌다면 해당 금액을 고스란히 돌려받게 된다. 환급은 별도로 신청할 필요 없이 국민연금공단이 국세청 자료를 입수해 2026년 7월 말부터 자동으로 진행한다. 본인이 직접 과세자료를 공단에 제출해도 환급받을 수 있다.
2026년도 소득에 대해서는 이미 올해 1월부터 상향된 기준을 적용해 감액을 중단했다. 따라서 현재 2026년에 신고한 소득이 519만 3,511원 미만이면 연금이 줄어들지 않는다. 이는 '먼저 감액하고 나중에 환급'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수급자가 더 빨리 온전한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연간 약 10만 명의 어르신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1월부터 5월까지 누계 기준으로 이미 9만 명이 감액 중단 혜택을 받았으며, 이들이 추가로 받은 연금은 총 195억 원에 달한다. 1인당 평균 매월 약 5만 원을 더 받은 셈이다. 2025년 소득분에 대한 환급 대상자는 약 10만 명이며, 환급 규모는 총 445억 원으로 1인당 약 60만 원(12개월분 기준)을 돌려받게 된다.
또한 이번 개선으로 감액 대상에서 제외된 수급자는 부양가족연금도 함께 받을 수 있게 됐다. 2025년도에 배우자나 부모·자녀 등 부양가족이 있었다면 감액분이 환급될 때 부양가족연금액(배우자 월 25,020원, 부모·자녀 월 16,680원)도 자동 지급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노령연금이 줄어들 걱정 없이 어르신들이 스스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국민연금이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정비·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감액 기준 상향이 국민연금 기금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개선으로 감액에서 제외되는 1·2구간은 기존 감액 대상자의 65% 이상을 차지하지만, 감액 중단 규모는 전체 감액 금액의 15% 수준에 그친다. OECD 국가 중 소득 활동에 따라 연금을 감액하는 나라는 한국, 일본, 스페인 등 3개국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