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 연체채권 세제혜택 악용 차단…9월부터 시효연장 제한

금융회사들이 개인 연체채권을 손실 처리해 세제 혜택을 받고도 소멸시효를 계속 연장하며 채권 추심을 이어가는 관행이 오는 9월부터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 개정안을 사전예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채무자 보호를 넘어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 체계 전반을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금융회사가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에 대해 세법상 손실 인정, 즉 대손인정을 받으려면 최초 소멸시효가 도래했을 때 해당 채권의 시효를 완성하도록 의무화하는 데 있다. 현행 규정상 '회수 불가능한 채권'은 소멸시효 완성 등으로 회수 불가능성이 확정돼야 손실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추정손실 분류 후 금융감독원 승인을 받으면 시효 완성 전에도 세제 혜택을 누려왔고, 이후에도 시효를 반복적으로 연장하며 장기간 채권 추심을 지속해 왔다.

적용 대상은 업권별로 차등화됐다. 보험사와 은행의 경우 5000만원 이하,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회사는 3000만원 이하 연체채권으로 한정했다. 이는 전체 채권 계좌 수의 90% 이상을 포괄하는 수준이다. 금융위는 제도 운영 상황을 점검하며 점진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채무자의 은닉 재산 발견, 파산·회생 절차, 신용회복위원회나 금융사 자체 채무조정 이행 중인 경우는 예외로 인정된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추진 중인 새도약기금 정책과도 연계된다. 새도약기금은 5000만원 이하, 7년 이상 장기 연체된 개인무담보 채권을 매입해 소각하거나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제도다. 현재까지 총 74만8000명, 9조1000억원 규모의 채권 인수를 완료했으며 이 중 20만명, 1조8000억원 규모가 소각됐다. 금융당국은 채권 매입과 소각을 지속하는 한편, 금융사별 채무조정 실적과 채권매각 현황, 시효완성 실적을 보고·공시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세칙 개정안을 오는 7월 21일까지 사전예고한 후, 7월 중 개정을 마무리하고 9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7월에는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 개정, 8월에는 업권별 '소멸시효 관리 모범규준' 개정이 잇따라 추진된다. 금융당국은 "세제 혜택을 받고도 시효를 연장해 빚 독촉을 이어가는 관행을 바로잡겠다"며 후속 과제도 신속히 추진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