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분히 쉬어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 피로, 부모의 병원 예약 문자, 은퇴 이후의 생활비를 떠올릴 때마다 밀려오는 막막함. 노후는 먼 미래의 일처럼 여겨지지만, 그에 따른 변화는 이미 4050세대의 하루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자녀와 부모를 돌보며 바쁘게 살아온 이들에게 자신의 다음 삶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는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시니어 트렌드 2027 초고령사회 대전환 지도’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고령화라는 사회적 변화가 한 사람의 건강과 경제생활, 주거에 대한 관계를 어떻게 바꾸는지 살피며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무엇부터 돌아봐야 하는지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낸다.
저자 최학희 시니어라이프비즈니스 대표는 28년간 리서치·마케팅·신사업 현장에서 사람들의 생활과 시장의 변화를 연구하며 고령화에 따른 생활 변화와 자산관리 문제를 다뤄냈다. ‘시니어 트렌드’ 시리즈와 ‘현명한 사람은 왜 신탁을 선택할까?’, ‘시니어 레거시’ 등을 집필하며 쌓아온 연구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의 노후 준비와 기업·기관의 고령고객 대응을 함께 살폈다.
이 책은 질문들을 다시 ‘건강·현금흐름·시간’ 세 개의 스펙트럼으로 묶어 인생 후반전의 변화를 살핀다. 저자는 ‘몸, 돌봄과 주거, 돈·일·인공지능(AI), 관계와 의미’라는 네 가지 전환을 따라 14개의 생활 질문을 던지며, ‘나는 왜 자도 피곤할까’, ‘부모님 돌봄, 어디까지 내가 해야 할까’, ‘모아둔 돈, 어떻게 써야 오래 갈까’라는 물음으로 자신의 삶을 구체적으로 돌아보게 한다.
먼저 책은 익숙해진 피로와 몸의 변화를 살핀다. 수면과 호르몬, 근육과 인지기능을 다루며 나이가 들면서 몸이 보내는 신호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이끈다. 지금의 건강을 살피는 일이 앞으로의 생활을 준비하는 첫걸음이라는 의미다.
돌봄과 주거에 관한 질문은 한 가족이 감당해온 책임의 무게를 돌아보게 한다. 부모가 복용하는 약과 이용하는 병원을 묻는 작은 대화부터 돌봄을 준비하는 문제까지 짚는다. 오래 살아온 집도 의료와 교통, 가족과 친구와의 거리 등을 고려해 다시 바라보게 하며 익숙한 공간에서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도록 이끈다.
돈과 일을 다룬 부분에서는 은퇴 이후의 생활을 중심으로 집을 현금화하는 문제와 모아둔 돈을 사용하는 방법, 주된 일을 그만둔 뒤에도 작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방법 등이 무엇일지 살핀다. 치매로 판단력이 떨어졌을 때의 자산관리와 자신의 뜻을 반영한 신탁 활용 등도 다루며 노후자산을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짚어준다.
책은 가족과 직장 안에서 맡아온 역할이 달라질 때 찾아오는 공허함에도 주목한다. 혼자 살더라도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안전망과 앞으로의 삶에서 의미를 찾는 문제를 다루며 노후 준비가 생활 전반에 걸친 과제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생활의 변화가 시장의 수요를 읽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담았다. 저자는 지난 1년간 연구한 1500개의 트렌드 키워드 가운데 시니어의 생활과 시장을 바꿀 28가지 흐름을 선정해 건강관리와 돌봄, 주거와 금융, AI와 관계의 변화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누군가의 일상에서 커지는 불편과 불안을 이해하는 일이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한다.
‘시니어 트렌드 2027 초고령사회 대전환 지도’는 건강과 생활, 관계를 돌아보는 일에서 노후 준비가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인생 후반전의 방향을 고민하는 4050세대는 물론, 고령고객의 일상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의 가능성을 찾으려는 이들에게도 길잡이가 될 것이다.
시니어 트렌드 2027 초고령사회 대전환 지도 / 최학희 지음 / 시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