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벌통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농촌진흥청은 국립경국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여름철 고온이 여왕벌의 산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40도 이상의 온도에서 여왕벌의 알 낳는 수가 크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여왕벌이 낳은 알은 일벌로 자라 벌통의 꿀벌 수를 유지하는 핵심 요소다.
연구진은 관찰용 벌통 6개(여왕벌 30마리)를 20도에서 45도까지 5도 간격으로 온도를 달리해 3일 동안 산란 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25∼30도에서는 여왕벌 한 마리가 평균 1,960∼2,520개의 알을 낳았지만, 40도에서는 평균 1,820개로 35도보다 약 27.8% 줄었고, 45도에서는 평균 1,080개로 약 57.1% 감소했다. 이는 여왕벌이 25∼35도에서는 비교적 원활하게 알을 낳지만, 40도 이상 고온이 계속되면 산란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벌통 내부 온도가 40도 이상으로 오래 지속되면 여왕벌의 산란 감소가 이어져 벌무리(봉군) 규모가 작아지고, 가을철 꿀벌 세력과 월동 준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양봉 농가는 한낮의 강한 햇빛이 벌통에 직접 닿지 않도록 차광막을 설치하고, 벌통 주변의 공기 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꿀벌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벌통 가까이에 깨끗한 물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차광막이 환기를 방해하지 않는지, 벌통이 지나치게 밀폐되지 않았는지도 살펴야 한다.
이와 함께 여왕벌이 정상적으로 알을 낳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벌집에서 알과 애벌레가 모여 있는 ‘산란권’이 갑자기 줄거나 일벌의 활동이 눈에 띄게 달라지면 고온뿐 아니라 먹이 부족과 병해충 등 다른 원인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비가림시설, 감지기(센서)를 활용한 조기 경보 시스템 등 온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양봉 시설 연구를 확대해 농가 보급을 앞당길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양봉과 한상미 과장은 "이번 연구는 여름철 고온기 벌통 온도 관리가 여왕벌 산란과 벌무리 유지에 중요함을 데이터로 제시한 것"이라며 "더위가 이어지면 차광, 환기, 급수를 비롯해 여왕벌 산란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차광 양봉사에 둔 벌통은 노지 벌통보다 내부 최고 온도가 낮게 나타났으며, 40도 이상 측정 횟수도 크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