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29일 '저PBR 기업 공표제도'의 세부기준(안)을 공개하고 공식 의견수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은 기업의 순자산 대비 시가총액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비율이 낮으면 주가가 기업의 실제 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정부는 일부 기업이 낮은 PBR을 방치하거나 오히려 주가를 누르는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저PBR 기업 리스트를 공표하기로 했다.
공표 대상은 시장별·업종별로 구분해 매 반기 PBR을 산정한 뒤, 누적 3년(6반기) 동안 코스피는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업종은 글로벌 산업분류 기준(GICS)에 따라 11개로 나누어 산업별 특성을 반영했다.
예를 들어 금융업이나 장치산업은 보유 자산 규모가 커 PBR이 구조적으로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PBR 산정 시에는 특정 일자 주가에 의존한 왜곡을 막기 위해 공표일 7거래일 전을 기준일로 삼아 20거래일 평균 시가총액을 사용한다.
다만 일회성 PBR 상승만으로 공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근 6반기 중 단 1반기만 기준을 상회한 경우에는 과거 7번째 반기 PBR까지 확인해 여전히 기준 이하면 공표 대상에 포함된다.
올해 11월 첫 공표 때는 시행 초기인 점을 감안해 PBR 산정 기준일(10월 22일)의 PBR이 기준을 상회하기만 하면 예외적으로 공표 대상에서 제외하는 특례를 적용한다.
기업이 저PBR 개선계획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 1년간(2반기) 공표를 면제받을 수 있다. 거래소는 '원인 분석-목표 설정-개선 계획-이행 평가'를 포함한 상세 양식을 제공해 형식적인 공시를 방지할 계획이다.
PBR 산정 기준일 전까지 공시가 완료돼야 하며, 거래소는 기준일과 공표일 사이에 공시 여부와 서식 준수 여부를 확인해 면제를 결정한다.
단, 누적 6년(12반기) 동안 기준을 하회한 장기 저PBR 기업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더라도 특례를 적용받지 못하고 반드시 공표된다. 이는 '계획' 공시를 넘어 실제 PBR을 신속히 개선하도록 촉구하기 위한 조치다.
거래소 간이 시뮬레이션 결과, 특례 적용이 불가능한 최소 공표 기업은 약 120개(코스피 80, 코스닥 40), 공표 기준에 해당하는 최대 기업은 약 220개(코스피 130, 코스닥 90)로 전체 상장사의 5~1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표는 매년 5월과 11월 첫 거래일에 이뤄진다. 거래소 공시 홈페이지(kind.krx.co.kr)에 저PBR 기업 리스트가 게시되고, 해당 종목은 증권사 HTS·MTS에 '저PBR' 태그가 부착돼 투자자가 쉽게 인지할 수 있다.
공표 명단에서 기업명을 누르면 회사 개요, 재무 수치 변화, 공시 항목 등 추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거래소는 저PBR 공표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진 면담, 설명회, 컨설팅 등을 추진한다. 설명회에서는 저PBR 개선계획 작성 방법과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일정 규모 이하 기업에는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개별 컨설팅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상장폐지 실질심사 제도와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에도 PBR 등 주주가치 관련 재무지표를 반영해 기업의 자발적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다음 주(8월 5일 예정)부터 거래소 규정·세칙 개정예고를 시작으로 공식 의견수렴 절차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