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면 채널 확산에도 보험산업의 중심은 여전히 대면 채널인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과 비대면 가입 경로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보험설계사를 주요 가입 창구로 선택하고 있고 보험사 역시 대면 영업 조직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고령화가 심화되는 환경 변화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상품의 복잡성이 커질수록 전문적인 상담 수요가 증가하는 데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대면 상담 선호가 유지되면서, 설계사의 역할은 당분간 보험영업의 핵심 축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여전히 설계사에게”… 대면 채널 경쟁력 확인
생명보험협회가 지난 2024년 발표한 ‘제17차 생명보험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총 7875건의 가입 사례 가운데 93%가 설계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해 상품에 가입했으며, 홈쇼핑·인터넷 등 비대면으로 가입한 비율은 3%대에 그쳤다.
같은 조사에서 최근 생명보험 가입 동기로 ‘설계사 권유’를 꼽은 비율은 60.1%로 가장 높았다. 2021년 조사(46.8%)보다 13.3%포인트(p) 상승한 수치로, 보험 가입 과정에서 설계사의 상담과 권유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대 변수도 눈길을 끈다. 향후 희망 가입 경로로 20~40대 가구주를 중심으로 비대면 채널 선호가 확인됐지만, 60대 이상 가구주 약 90%는 설계사를 희망 가입 경로로 선택해 고령층에서는 대면 상담 선호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이 같은 수요 구조는 단기간 내 바뀌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상품 성격도 대면 채널을 요구한다. 2023년 도입된 새 보험회계 국제기준(IFRS17) 아래에서는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보험의 비중 확대가 보험사 공통 과제로 떠올랐다. 상품 이해가 어렵고 개인별 맞춤 설계가 필요한 보장성보험 특성상 설계사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디지털 전환 넘은 대면 영업 “영향력 지속”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29일 발표한 ‘2025년 보험회사 판매채널 영업효율 및 감독방향’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국내 보험설계사는 71만2426명으로 전년(65만1256명) 대비 9.4% 늘어 처음으로 70만명을 넘어섰다. GA 등 소속 설계사는 31만9106명으로 21만5586명인 전속 설계사를 크게 상회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도 설계사 조직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대면 채널이 여전히 시장의 중심에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다.
업계는 보험 판매 채널이 다변화되더라도 대면 채널의 역할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장성보험 중심의 시장 구조와 고령층의 대면 상담 수요가 이어지는 한, 설계사는 디지털 시대에도 보험 판매의 핵심 채널로 자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