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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언더라이팅 확산, 속도보다 ‘통제’ 경쟁으로

AI 언더라이팅 확산, 속도보다 ‘통제’ 경쟁으로

AI 언더라이팅 확산, 속도보다 ‘통제’ 경쟁으로

보험계약 인수심사(언더라이팅)가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단계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심사 속도 못지않게 통제 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은 청약 전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사전 언더라이팅, 질병명과 청구 이력 분석, 담보별 위험평가 등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표준체 계약은 자동심사로 처리하고 병력·고액계약·조건부 인수 건은 심사역이 검토하는 방식이 확산되는 흐름이다.

개별 보험사도 인수심사 체계를 잇따라 고도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달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 언더라이팅 시스템 ‘AI-FIT’을 열고 고객 건강정보와 보험금 청구 이력을 분석해 보장별 심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도출하도록 했다. 자연어 치료 이력과 진단서 정보는 표준질병사인분류코드(KCD)와 청약서 표준 질문 답변으로 자동 추출한다.

흥국생명은 차세대 기간계 시스템 ‘하이프라임(Hi-prime)’을 가동하며 선·후심사로 나뉜 인수심사와 채널별 인수 기준을 통합했다. AI 기반 질병심사 모델로 계약 희망자의 질병 위험 요소를 사전 분석해 심사역 판단을 지원하며, 자동심사율 90%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변화의 배경에는 유병자보험 확대와 장기인보험 경쟁이 있다. 보험사는 경증질환이나 완치 이력, 담보와 직접 관련이 낮은 병력은 선별적으로 인수하면서도 손해율 악화를 막기 위해 더 세분화된 심사 기준을 필요로 한다. AI는 대량의 청약 정보와 보험금 청구 이력을 빠르게 분류해 심사 효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일부 보험사는 자연어로 입력된 치료 이력이나 진단서 정보를 질병 코드와 고지 항목으로 바꾸고, 기존 지급 이력과 결합해 담보별 인수 가능 여부를 산출하는 체계를 도입했다. 과거 일률 심사로 제한됐던 유병자도 담보와 병력의 관련성을 따져 인수 가능성을 다시 판단하는 구조가 커지는 셈이다.

그러나 인수심사 자동화는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보험 가입 가능 여부와 부담보, 할증, 보장 제한 판단에 AI가 영향을 미치면 소비자는 특정 조건이 적용된 이유에 대해 설명을 요구할 수 있다. 데이터가 과거 심사 관행을 그대로 학습할 경우 특정 연령, 질병 이력, 직업군에 불리한 결과가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보험 인수심사는 다른 금융 업무보다 AI 통제 필요성이 크다. 같은 질병 이력이라도 상품, 담보, 치료 종료 시점, 재발 가능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고, 잘못된 모델 판단은 가입 거절이나 불리한 조건 부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AI 언더라이팅의 핵심은 단순 자동화에서 AI 통제 강화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2일부터 시행한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에는 AI가 현 단계에서는 업무의 보조수단이며 최종 의사결정과 책임은 임직원이 맡아야 한다는 원칙이 명시돼 있다.

보험연구원도 지난 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AI 전략의 핵심이 ‘AI 도입 여부’에서 ‘AI를 통제·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책임 있게 운영하는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활용에 따른 불완전판매, 불공정 결과, 자동심사 오류가 발생할 경우 재무적 손실뿐 아니라 평판 훼손과 소비자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업무는 검증 절차와 책임 구조 확립이 가장 중요하다”며 “향후 보험사의 AI 언더라이팅 경쟁력은 자동심사율 자체보다 모델 검증, 데이터 품질관리, 심사 근거 기록, 사람의 최종 개입 기준을 얼마나 명확하게 갖추는지에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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