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의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이행점검단'(이하 이행점검단)이 지난 26일 경기도 의왕에 있는 현대자동차 연구소를 방문해 인공지능(AI) 연구개발 분야의 특별연장근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현장 방문은 지난해 12월 30일 노사정이 발표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의 후속 조치로, AI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특별연장근로 확대 검토를 위해 마련됐다.
특별연장근로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노동자 본인의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을 초과해 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재 연구개발을 사유로 한 특별연장근로는 일본 수출규제 3개 품목,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 위원회 승인 협력모델, 반도체 업종 연구개발에만 한정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행점검단 위원 전원과 관계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먼저 현대차의 로보틱스랩 업무와 개발 방향성 소개를 듣고 소형 모바일 플랫폼, 자율주행기술,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등 개발 제품 시연을 관람했다. 이후 AI 연구개발 분야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간담회에서 한국자동차연구소 김현용 소장은 "AI 기반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자동차 업계에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선진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차 관련 AI 분야에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김주홍 전무는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AI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에서 자율주행 AI 알고리즘 개발을 담당하는 연구원은 "실제 도로 시험과 안전성 검증 과정에서 특정 오류를 가정하고 원인을 분석해 알고리즘을 수정하는 단계에서는 연속적이고 집중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라며 "글로벌 표준과의 속도전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근로시간 운영에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이행점검단 위원들은 급변하는 자동차산업의 AI 기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근무 활용 가능성, 신규 인력 수급 여건, 특별연장근로 활용의 불가피성과 활용 시 노동자 건강권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행점검단 공동단장인 이현옥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특별연장근로는 근로시간 규제의 매우 예외적인 제도"라며 "AI 연구개발 분야에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할지 여부는 노사와 전문가, 현장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AI 환경과 기술 변화 속에서 기업의 경쟁력 확보와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가 병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행점검단은 노사와 전문가,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기구로, 공동단장인 배규식 전 한국노동연구원장과 이현옥 실장을 비롯해 부단장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 노동계와 경영계 대표, 각계 전문가 등 총 1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로드맵 추진과제의 현장 안착과 신속한 이행을 점검하고, 주요 과제에 대한 연구와 정책·입법 제언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현장 방문은 이행점검단의 5차 회의로, 앞서 3차 회의(3월 20일)에서는 AI 관련 협회와 기업들로부터 연구개발 과정의 노동시간 운영 현황과 애로사항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이행점검단은 앞으로도 현장 방문과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지속적으로 청취하고, 특별연장근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