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넘게 민군(民軍)이 함께 사용해온 경기도 양주시의 한 철도건널목이 군(軍)의 일방적인 폐쇄 결정으로 위기에 처했으나, 국민권익위원회가 “약속을 지키라”며 제동을 걸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정일연)는 1975년 설치된 동산 철도건널목(이하 동산건널목)에 대해 조속한 시일 내에 입체화(地下道나 육교 등으로 변경) 또는 유인화(안전 감시원 상시 배치)를 실시하라고 국군수송사령부에 시정권고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동산건널목은 1975년 군(軍)이 철도를 가로지르는 부대 진입로를 만들면서 당시 철도청(현 국가철도공단)에 설치를 요청해 생겼습니다. 당시 철도청은 경비 부담, 감시원 배치, 향후 입체화 등의 조건을 내걸었고, 군은 이를 모두 수용해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이 건널목은 군 차량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통행로로도 50년 가까이 사용됐습니다.
그런데 2024년,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이 ‘교외선(대곡~의정부) 운행 재개를 위해 반드시 유인화해야 한다’는 안전 점검 결과를 군에 통보하자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교외선은 2004년부터 21년간 운행이 중단됐다가 올해 1월 다시 운행을 재개한 노선입니다.
군은 “우회도로가 있으니 건널목을 지방정부나 국가철도공단에 넘기거나 폐쇄하라”고 맞섰습니다. 이에 지역 주민 400명은 2024년 9월 “군이 일방적으로 건널목을 폐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국민권익위 조사 결과, 우회도로는 상습 침수지역을 지나고 급선회 구간이 있어 탄약을 실은 대형 차량이 다니기엔 위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반면 동산건널목을 이용하면 직진으로 부대 출입이 가능했습니다. 또한 군은 건널목 설치 당시 조건을 수용하고도 50년간 입체화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유인화 요구에 우회도로를 이유로 폐쇄를 언급하는 것은 소극적인 업무행태”라고 판단했습니다.
국민권익위 한삼석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번 사안은 군이 본연의 임무 수행과 국민 안전을 위해 시설을 보강해야 할 필요성이 큰 사례”라며 “앞으로도 재산권 보장과 민군 상생을 위해 고충민원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