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은행의 하반기 수익성 둔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장금리 하락, 경기 둔화, 조달비용 상승 등이 순이자마진(NIM)과 이자이익을 압박하면서 실적 개선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0일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브리프 포커스 ‘국내은행의 상반기 경영성과 및 향후 전망’을 통해 “하반기 국내은행의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6000억원) 대비 18.4% 증가했다. 이는 환율 변동, 파생상품 거래 등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데다 전년도의 일회성 비용이 사라진 결과다.
다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7조8000억원에서 18조원으로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정체되면서 영업활동을 통한 실질적인 이익 개선 폭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병윤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총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은 2022년말 94.1%까지 상승한 후 2025년 상반기 85.1%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결국 “전체 이익이 이자이익 규모에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NIM(Net Interest Margin, 순이자마진)은 은행이 대출 등으로 얻은 이자수익에서 예금 등 자금조달 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은행의 핵심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하반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조와 국내 경기 둔화 전망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경우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NIM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위원은 “2022년 4분기 이후 이어진 국내은행의 NIM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달비용 상승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달 1일부터 예금자보호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되면서 시중자금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조달금리가 상승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하반기 NIM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처럼 국내은행 NIM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어려운 경기 상황으로 기업대출 수요도 크게 늘어나기 어려워 하반기에 국내은행 이자이익 전망이 좋지 않다”고 내다봤다.
정책 리스크도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은행 간 LTV 담합 관련 조사,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과징금 리스크, 금융회사 수익에 대한 교육세 인상 방안 등은 모두 은행권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건전성 관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내은행의 연체율은 0.60%로 직전 분기(0.62%)보다 소폭 하락했으며, 부실채권비율은 0.59%로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6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원 증가했고, 신규 부실채권도 6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녹록지 않은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국내은행은 앞으로도 대출자산의 건전성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