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이준수 한국금융연수원장 “금융교육, 현장 문제 해결하는 실천 중심으로”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국금융연수원(이하 연수원)은 ‘더 나은 금융을 만드는 금융인의 성장파트너’를 새 비전으로 내걸었다. ‘학습자 중심·최고 품질·결과 중시’를 핵심 가치로 삼아 금융환경 변화에 맞는 실천형 교육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준수 연수원장은 “금융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오며, 금융인의 성장이 금융회사와 금융산업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디지털화와 은행산업의 구조 변화로 교육 수요가 빠르게 달라지는 만큼 현장의 니즈를 신속히 파악해 적시에 교육과정을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 원장은 “연수를 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연수·교육을 통해 금융인에게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내고, 연수를 받은 금융인은 실무·현장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가 중요하다”며 교육의 실질적인 효과를 강조했다.
■ 금감원 경험 접목… 현장 중심의 ‘생산적·포용금융’ 실행
이 원장은 금융감독 경험을 통해 금융의 건전성과 혁신, 소비자보호가 결국 사람의 역량과 책임 있는 판단을 통해 구현된다는 점을 체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내부통제와 소비자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금융정책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이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금융인의 전문성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금융인들이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실천 중심의 교육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수원은 올해 ‘생산적 금융 추진을 위한 금융인 종합역량 강화’ 교육과정을 새로 개발해 사원기관의 생산적 금융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에는 조선·방산 등 지역 산업 특성을 반영한 원격 과정도 마련했다.
이 원장은 연수원이 금융당국과 은행 실무자를 연결하는 중간 플랫폼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 방향과 현장 의견을 공유해 금융정책이 실제 업무에 적용될 수 있도록 소통하는 역할이다.
포용금융 교육도 확대했다. 연수원은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해 ‘금융소비자를 위한 AI 기본교육’을 개발해 제공 중이며, 서민금융진흥원과 협업해 ‘청년 모두를 위한 재무상담’ 기초·심화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은행·증권·보험사의 청년 재무상담 담당자가 자산형성과 신용관리 등을 맞춤형으로 상담하도록 돕는 것이다.
■ AI 리터러시부터 경영진 교육까지… 디지털자산 리더십도 강화
취임 이후 AI 교육도 본격 확대했다. 연수원은 금융업에서 AI 활용 역량을 평가하는 ‘KBI 금융 AI 리터러시’ 자격을 신설해 6월 27일 첫 시험을 진행했다. 응시자 1400여 명 중 약 70%가 은행권 종사자로 집계됐다.
이 원장은 “AI에 대한 지식이나 활용 기술을 자격증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취임하자마자 작업반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기존 AI 관련 자격과의 차별점으로는 금융 현장에서의 활용과 거버넌스·윤리까지 다룬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기술뿐 아니라 금융에서 AI를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할지, AI 거버넌스와 윤리까지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영진 대상 ‘금융 AI 리더십’ 과정도 운영한다. AI 전환(AX) 담당 임원과 부서장이 주요 대상으로, 기술 자체보다는 AX 전략과 조직문화, 망분리·개인정보·신용정보 보호 등 규제·감독 현안에 무게를 뒀다.
연수원은 연간 네 차례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금융 AI 리더십과 디지털자산 리더십 과정을 각각 두 차례씩 진행한다. 이와 함께 여신·자산관리·리스크관리·마케팅 등 금융 직무별로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실습 교육도 운영하고 있다.
■ 사외이사·소비자보호 교육 세분화… “이사회 기본기 필요”
지배구조와 내부통제·금융소비자보호 교육도 확대했다. 특히 기존 사외이사 프로그램을 보강해 예비·신임·재임 사외이사별 교육으로 세분화했다.
이 원장은 “좋은 거버넌스의 핵심 축 중 하나가 이사회인데 이사회 교육 프로그램이 약하다는 지적이 항상 있었다”며 “최소한 은행권에서만큼은 기본기를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보호 분야에서는 기존 ‘금융 내부통제·소비자보호임원 과정’에 더해 ‘금융소비자보호 실무자 과정’을 개설하고 ‘금융소비자보호 전문역’ 자격제도를 개편했다.
예비 최고소비자보호책임자(CCO)와 부서장 대상 ‘금융소비자보호 리더’ 과정은 9월 개설할 예정이며, 보이스피싱 예방·대응·사후관리 사이버연수는 11월 개강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 임기 내 차세대 시스템 마무리… “금융의 미래는 사람”
내년 9월까지 남은 임기 내 과제로 이 원장은 AI 기반 차세대 연수정보시스템 구축과 업무 방식 개편을 꼽았다.
먼저 차세대 연수정보시스템에는 AI 튜터와 학습추천, 사원기관의 교육 수요 파악을 지원하는 AI 기반 RM 서비스 등을 적용해 내년 5~6월 선보일 계획이다. 또 ‘미래전략 추진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콘텐츠 품질과 고객 만족도, 업무 효율화 등 9개 전략과제도 추진한다.
이 원장은 “시스템만 바꾼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일하는 방식이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며 “내년까지 마무리하면 후배들이 두고두고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금융은 빠르게 변화하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며 “연수원은 금융인과 예비 금융인 여러분이 변화의 주인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1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04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법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1999년 금융감독원으로 자리를 옮겨 신용감독국·공시감독국·은행감독국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여신전문서비스실 여신전문총괄팀장, 은행감독국 은행총괄팀장, 일반은행검사국 경영실태평가팀장 등을 거치며 은행·중소서민금융 감독 업무를 두루 담당했다.
2017년 금융감독원 비서실장에 이어 2019년 은행감독국장, 2021년 은행담당 부원장보를 지냈으며 2022년에는 은행·중소서민금융담당 부원장에 올랐다. 2024년 7월 약 25년간 몸담은 금융감독원에서 퇴임한 뒤, 같은 해 9월 제19대 한국금융연수원 원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