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원장 이창수)은 한국지역고용학회(학회장 전인)와 공동으로 계간지 '지역산업과 고용' 여름호(통권 20호)를 발간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호는 '지방 소멸 및 일자리 위기 극복을 위한 지역 정책 방향'을 주제로, 지방소멸을 인구감소와 함께 청년 유출, 지역 산업 기반 약화, 정주 여건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로 진단했다.
특히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구정책과 함께 지역 일자리 정책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호는 지역 일자리 정책이 단순한 취업 지원이나 일자리 창출을 넘어, 주민의 정착과 지역활력 회복, 지속가능한 지역 노동시장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는 통합적 정책 영역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슈 분석에서는 지방소멸 시대 지역 일자리정책의 개념과 방향을 재정립하고, 지방 청년의 유출 실태와 지역 정주 제고 방안, 로컬 크리에이터를 통한 지역 산업생태계 활성화 사례를 다뤘다. 한국고용정보원 김태환 연구위원은 기존의 지역 일자리 정책 개념만으로는 현실의 문제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지역 일자리정책의 개념과 방향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방소멸 시대의 지역 일자리정책은 지역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통합적 정책 영역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의 성과 역시 취업자 수나 고용률과 같은 양적 지표를 넘어 주민의 정착과 사회적 자본 형성의 관점에서 새롭게 이해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핵심 방향으로 단기적 일자리 창출에서 지역 노동시장 생태계 구축으로의 전환, 산업 중심 접근에서 직무 중심의 숙련생태계 강화, 개별 사업 평가에서 지역 차원의 공동 성과관리 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부경대학교 류장수 교수는 지방 청년의 수도권 유출이 지역소멸과 국가균형발전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지방 청년의 이동을 대학진학 단계의 '1차 유출'과 취업 단계의 '2차 유출'로 구분하여 분석함으로써, 청년 유출 문제를 보다 구조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대학 진학 단계에서 발생하는 1차 유출을 줄이기 위해 지역인재 정책을 다양한 전공 분야로 확대하고 장학금과 교육 지원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전남대학교 황재희 교수는 해남군 사례를 중심으로 생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분석하며, 지역의 생산 성과가 소득·고용·정주로 이어지지 못하는 가치사슬의 단절을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로컬 크리에이터에 주목하고, 그 역할을 매개형·귀촌형·장소형·내생형의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분석했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마늘 젤라또나 수제맥주 같은 지역 원물 상품화, 원도심 초콜릿 거리 조성, 유휴창고를 활용한 주민 참여형 전시 등 구체적인 활동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사례에서는 충북 제약산업과 여수·울산 석유화학산업을 중심으로 지역 주력산업이 직면한 인력 수급과 지역 정착,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 위기를 진단했다.
한국고용정보원 전용석 연구위원은 충북지역 제약산업 사례를 분석한 결과, 비수도권 제약업 이직자 중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비중이 높고, 특히 20~30대 청년층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역 제약산업 청년 인력의 정착을 위해 현장 중심 실무훈련과 산학협력 강화, 채용·보상 체계 개선, 미래 기술 변화 대응 훈련 확대, 유연한 정주 지원 체계 구축 등을 제안했다.
한국고용정보원 박가열 팀장은 여수와 울산 지역의 석유화학산업을 중심으로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 위기와 지역별 대응 과제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여수와 울산이 공통적으로 산업 불황과 고용 불안정이라는 위기를 겪고 있으나, 산업구조와 거버넌스 체계에 따라 고용 충격의 양상과 대응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석유화학산업의 원·하청 이중구조 속에서 경기 침체에 따른 고용 충격이 협력업체와 하청 노동자에게 집중되는 '위기의 외주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수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이번 여름호는 지방소멸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일자리 정책이 수행해야 할 역할과 과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다"라며, "지역에서 일하고 머무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지속가능한 지역 노동시장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이번 호의 논의가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