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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렌터카 제각각 ‘자차보험’ 9월부터 기준 통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들의 모습.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들의 모습. ⓒ연합뉴스

제주 여행을 마치고 렌터카를 반납하던 A씨는 차량 옆면에 작은 흠집이 생겼다는 이유로 업체로부터 수리비 20만원을 요구받았다. 차량을 빌릴 때 자차보험에 가입했지만, 업체는 단독사고나 상대 차량을 확인할 수 없는 이른바 ‘문콕’ 피해는 보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비용을 낸 A씨에게 즐거웠던 제주 여행은 렌터카 업체와의 실랑이로 마무리됐다.

앞으로는 이처럼 업체마다 다른 면책 기준과 불분명한 보장 내용에서 비롯된 소비자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렌터카 대여요금과 자기차량손해 면책제도의 운영 기준을 담은 ‘제주특별자치도 자동차 대여약관 기재 등에 관한 규칙’을 지난 15일 제정했다. 규칙은 오는 9월 16일부터 시행된다.

■ 자차 가입했는데 수리비 청구… 소비자 혼선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112개 렌터카 업체가 총 2만9782대의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2025년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도 내 이용 교통수단으로 일반 렌터카가 80.5%를 차지할 정도로 렌터카는 여행객의 주요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렌터카 이용자는 사고나 차량 파손에 대비해 흔히 ‘자차보험’으로 불리는 상품에 가입한다. 그러나 이는 렌터카 업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자기차량손해 면책제도로, 보장 범위와 제외 항목은 업체가 정한 대여약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동안 제주지역 렌터카 업체들은 일반자차와 고급자차뿐만 아니라 완전자차, 슈퍼자차, 무제한자차, 프리미엄자차 등 자기부담금과 보장 한도, 단독사고 및 휴차료 보장 여부에 따라 다양한 명칭의 ‘면책상품’을 판매해 소비자의 혼란을 낳기도 했다.

특히 소비자가 높은 등급의 자차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사고가 발생한 뒤 단독사고나 휠·타이어 손상 등이 보장 대상에서 제외돼 차량 반납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비용을 부담하는 사례도 다수 발생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1~7월 접수된 렌터카 관련 주요 민원은 단순 전화 문의를 제외하고 약 200건에 달했다.

■ 면책상품 3종으로 통일

새 규칙이 시행되면 업체별로 다양하게 사용하던 면책상품의 명칭과 주요 내용이 일반면책·고급면책·완전면책 등 세 가지 유형으로 정비된다.

일반면책은 자기부담금을 50만원 이내에서 정하고 차량 손해액 가운데 500만원까지 보장한다. 단독사고는 보장 대상에서 제외되며, 휴차료의 하루 상한은 해당 차량의 계약 대여요금의 50% 이내로 제한된다.

고급면책은 단독사고를 포함해 차량 손해액 중 1500만원까지 보장한다. 휴차료는 면제되고 자기부담금은 100만원 이내에서 정한다. 완전면책은 단독사고를 포함한 차량 손해액 전부를 보장하며 자기부담금과 휴차료가 면제된다.

■ 경미한 흠집만으로 일률적 배제 못해

소비자와 업체 간 분쟁이 잦았던 면책제도 적용 기준도 구체화된다. 업체는 임차인의 단순 실수나 임차인이 알지 못했던 경미한 차량 외부 표면의 흠집 등을 이유로 면책제도 적용을 일률적으로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주차 중 접촉사고나 제3자의 가해 가능성이 있는 외부 충격사고를 업체가 임의로 고의사고로 간주해 면책 적용을 제한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러한 사고에 대해 면책 적용을 제한하려면 손상 상태와 충격 흔적, 블랙박스 영상, 사진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임차인의 고의사고라는 사실을 밝혀야 한다.

제주도는 시행 이후 렌터카 업체의 약관과 면책상품 운영 실태를 점검할 방침이다. 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위반하면 제주특별자치도 여객자동차운수사업 조례에 따라 과징금 부과 또는 일부 사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측은 “규칙이 시행되면 제주도 렌터카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소비자 보호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업체의 약관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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