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고강도 규제를 내놓으면서 시장에 진통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상향하고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는 조치가 시행됐다. 이는 상장 후 약 50일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레버리지 ETF는 해외 증시로 빠져나가는 개인투자자 자금을 국내로 유입하고 투자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도입된 상품이다. 그러나 시장 출시 이후 공급자 간 과당경쟁과 투자자들의 고수익 추구 경향이 결합하면서 본래 설계 의도가 왜곡됐다.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적 거래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금융당국은 자율 시정 단계를 넘어서자 진입장벽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기본예탁금의 현금 납입 의무화와 최소 매매수량 확대가 적용됐다. 이에 따라 신규 상장이 잠정 중단됐다.
이 같은 사후 개입 방식이 금융시장에 부작용을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상품이 기획돼 출시되기까지는 상품 구조 설계와 법률 검토, 위험관리, 수익성 검증 등 여러 검토가 필요하다. 시장 과열이 발생할 때마다 당국이 일률적 규제를 가하면 금융회사의 혁신적 상품 개발 의지가 위축될 수 있다.
일률적인 강제 차단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우회 상품을 양산할 가능성도 있다. 규제를 피해 변형 상품이 등장하면 투기적 열기가 또 다른 규제 차익을 찾아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과열을 정돈하고 개인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책무로 꼽힌다. 그러나 활성화를 유도하며 출시를 허용했다가 단기간에 규제로 전환하는 방식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 상품 개발 단계부터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시장 자율 통제 장치를 고도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