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업계에서 장기간 한 회사에만 소속됐던 베테랑 인력이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아이에프에이(iFA)에 합류한 고영희 상무는 1996년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에 입사해 22년 연속 억대 연봉을 기록한 인물이다. 그가 30년간 몸담았던 자리를 과감히 내려놓기로 한 배경에는 단일사 상품만으로는 고객에게 충분한 보장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보험유통 채널의 구조적 변화를 시사한다. 기존에는 한 보험사 상품만을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GA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설계사들이 여러 회사의 상품을 비교·분석해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선택지를 한곳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고 상무의 사례처럼 장기 근속 전문가들이 GA로 이동하는 현상은 업계 전반의 인력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암 진단금의 경우 단일사 기준 최대 1억원 수준이지만 여러 사의 상품을 조합하면 3억원까지 보장을 확대할 수 있는 점이 고객 니즈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이는 보험시장에서 상품 간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동이 단기적 영업력 확보가 아닌 장기적 고객 서비스 향상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고 상무가 강조한 '사후관리' 개념은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고객이 실제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로 확장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GA 시장의 성장이 긍정적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소비자 보호 장치와 투명한 비교 공시 시스템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앞으로 보험유통 채널은 더욱 다변화할 전망이다. 한 회사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상담 환경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빠른 채널 전환이 시장 혼란을 초래하지 않도록 자체 규율과 윤리 기준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