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두쫀쿠'보다 빨리 식은 차량 5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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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후루에서 두쫀쿠, 버터떡까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유행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시대지만 차량 5부제 정책의 수명은 이들보다도 짧았다.

정부는 지난 4월 중동 정세 불안과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차량 5부제를 시행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주의’로 낮추면서 공공 부문 차량 2부제는 5부제로 완화하고, 공영주차장 5부제는 해제하기로 했다.

정책 시행 과정에서 혼선은 적지 않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하기관에서만 지난달 22일까지 899건의 위반 사례가 적발됐고, 25개 부처와 전체 공공기관으로 범위를 넓히면 위반 건수는 2만7000여 건에 달했다.

주무 부처조차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면서 현장의 불편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부는 공무원뿐 아니라 시민들의 호응도 유도하기 위해 차량 2·5부제 시행에 맞춰 차량 5부제 참여 운전자에게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을 추진했다.

보험사들은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약관과 가입 절차를 마련해 상품을 내놨지만, 출시 두 달 만에 정책 기반이 사라지면서 특약 역시 사실상 운영 동력을 잃게 됐다. 정책은 석 달을 채우지 못했고 보험상품도 충분한 효과를 확인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도입 초기부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할인 폭이 연간 보험료의 2% 수준에 그친 데다 지정 요일에 차량을 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혜택은 크지 않은데 지켜야 할 조건과 확인 절차는 상대적으로 복잡했던 셈이다. 실제 지난 5월 11일부터 6월 24일까지 10개 손해보험사의 가입 희망 신청은 20만5593건으로 전체 개인용 자동차보험 계약 1878만건의 1.1%에 그쳤다.

실제 가입은 4만7522건으로 신청자의 23.1%에 불과했다. 전체 계약을 기준으로 보면 가입률은 0.25% 수준이다.

신청자 4명 가운데 3명은 가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책과 소비자 수요 사이의 간극도 확인됐다. 자동차보험 시장은 손해율 상승과 보험손익 악화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책 목적의 할인 특약을 짧은 기간 안에 마련하도록 하면서 보험사들은 상품 개발과 전산 작업에 비용을 투입해야 했다. 공익적 정책에 민간 금융회사의 협력은 필요하지만, 정책 변경에 따른 비용과 부담이 민간에만 전가되지 않도록 충분한 사전 협의와 검토도 뒤따라야 한다.

국제 정세와 유가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 상황 변화에 따라 정책을 조정하는 것 역시 정부의 역할이다.

그러나 민간의 상품 개발과 시스템 개편까지 수반하는 정책이라면 속도보다 예측 가능성이 먼저 확보돼야 한다. 정책의 필요성과 지속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됐다가 단기간에 철회된다면, 남는 것은 행정력 낭비와 시장의 혼란뿐이다.

이번 차량 5부제와 자동차보험 특약은 정책의 취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정책은 시작보다 지속이 중요하고, 시장은 명분보다 실효 가능성을 원한다.

차량 5부제가 한때 유행했던 ‘두쫀쿠’보다도 더 빨리 사라졌다는 표현이 결코 가벼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출처: 한국보험신문 ✓ 협약 승인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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