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 기반 현실자산 토큰화, 보험권 자산운용 패러다임에 변화 예고

현실세계자산(RWA)의 블록체인 토큰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으면서 보험업계의 자산운용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채권, 부동산 수익권, 매출채권 등 실물자산을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거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법적 권리 확정과 자산 평가, 유동성 관리라는 복합적 과제를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해 발간한 연례경제보고서에서 토큰화된 중앙은행 준비금과 상업은행 화폐, 정부채권을 중심으로 차세대 금융 인프라가 구축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관련 실험이 활발하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2023년 8억 홍콩달러 규모의 토큰화 녹색채권 발행을 지원했으며, 2024년에는 '프로젝트 앙상블' 샌드박스를 통해 은행 간 결제와 증권대금동시결제(DvP) 등 구체적 활용 방안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러한 RWA 확산은 디파이(DeFi) 위험의 성격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기존에는 스마트계약 취약점이나 가격 오라클 조작 같은 기술적 리스크가 주를 이뤘지만, 현실자산이 온체인으로 편입되면서 기초자산의 실재성, 법적 권리관계, 국경 간 청산, 채무불이행 시 회수 가능성 등 전통 금융의 핵심 고민이 부각되고 있다. 금융안정위원회(FSB)는 2024년 보고서에서 유동성 불일치와 운영 리스크, 국제 규제 공조 부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보험사 입장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유동성 착시 현상이다. RWA 토큰이 온체인에서 빠르게 거래될 수 있다고 해서 기초자산의 환금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이나 사모채권처럼 유동성이 낮은 자산이 토큰화될 경우, 자산부채관리(ALM) 체계 안에서 만기 구조와 현금흐름 안정성,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회수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생명보험사는 금리 변동과 환매 압력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국제 규제 논의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 확보를 중심으로 수렴되고 있다.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는 9개 정책 권고를 통해 시장 건전성 기준을 제시했고, 한국도 지난해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을 시행하며 증권형 토큰(STO)을 자본시장법 체계로 편입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보험업계는 RWA를 단순 고수익 투자 수단으로 접근하기보다 권리확정, 수탁 구조, 평가 체계, 투자자 보호 장치를 검증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